제77화
“저기, 제 그 목걸이...”
서나빈이 목을 더듬었다. 그건 윤현석이 준 것이니 잃어버리면 안 된다.
“침대 머리맡 서랍에.”
“네.”
서나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올라가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지금은 윤시헌과 한 공간에 1분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첫 번째 서랍을 열었다.
“!!”
그녀는 화들짝 놀라 서랍을 그대로 밀어 닫았다.
쾅!
부끄러운 열기가 순식간에 얼굴을 뒤덮었다. 온몸이 불 위에 올려진 듯 달아올랐다.
한겨울인데도 이마에 얇은 땀이 맺혔다.
‘그걸 도대체 언제 산 거지? 이미 준비까지 해 뒀으면서, 왜 그날은 나를 거절한 걸까?’
얼굴이 뜨겁게 화끈거려 매운 고추를 한 움큼 삼킨 듯했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고 용기를 내어 두 번째 서랍을 열었다.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가 작은 상자에 고이 들어 있었다. 그 옆에는 또 다른 상자 하나가 있었다.
호기심에 열어 보니 튤립 브로치가 나왔다.
아름다웠다. 빛을 받자 오색의 광채가 번졌다. 희귀한 소수 제작, 수작업으로만 만들 법한 품이었다.
“마음에 들어?”
윤시헌이 문틀에 비스듬히 기대 서 있었다.
“!!”
‘깜짝이야! 언제 거기 서 있었지? 그가 묻는 건 ‘그것’인지, ‘이것’인지...’
“좋아요.”
두 귀까지 새빨개진 그녀는 옷깃을 꼭 쥐고 급히 일어났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그가 가볍게 웃었다.
“고마워요.”
서나빈은 서랍을 닫고, 어젯밤 가져온 쇼핑백이 눈에 띄자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저도 선물 준비했어요.”
침대 앞으로 가 쇼핑백에서 자기 외투를 먼저 꺼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를 위해 만든 셔츠 두 장과 정장 재킷 한 벌을 꺼냈다.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그의 체격에 맞춰 대어 보았다.
윤시헌은 슬리퍼를 질질 끌며 느긋하게 다가왔다.
어젯밤 그녀가 말하던 ‘그 사람 거’라는 말 속의 ‘그’가 결국 자기였단 걸 이제야 확실히 알았다.
마치 전투에서 승전보를 들은 사람처럼 윤시헌의 입매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가 그를 좋아하려 애쓰고 있다. 그걸로 충분했다. 이미 절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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