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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거실 통유리창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그 은은한 노을빛이 강시헌의 얼굴을 따뜻하게 비췄고 공항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차가운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 보였다. “신채이라고 합니다.” 곧 그가 일어나 의자를 당겨주었고 길고 매끈한 손가락이 의자 등받이에 살짝 얹혀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신채이는 조용히 서류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정말...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자리에 앉으려는 찰나, 그녀는 강시헌이 메뉴판을 밀어주는 걸 보았다. “일단 식사부터 하시죠. 혹시 못 드시는 거 있으세요?” 그의 손끝이 메뉴 속 사진을 따라 움직였다. “이 집 불도장 요리가 꽤 괜찮은데 혹시 해산물 알레르기 있으세요?” 그 사소한 질문에 신채이는 잠시 멍해졌다. 과거 박한섭과 함께한 식사 자리는 언제나 신소은 입맛에 맞춰진 메뉴뿐이라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 뭘 못 먹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에게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해산물은 알레르기가 조금 있고 그 외에는 괜찮아요.” 신채이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강 대표님, 계약 건에 대해서는...” “식사 먼저 하시죠.” 강시헌은 메뉴판을 덮으며 말을 딱 잘랐다. “일 이야기는 배부터 채운 다음에 해요.” 그러고는 곧장 직원을 불렀다. 식사 중, 강시헌은 능숙하게 대화를 이끌어갔다. 최근 업계 동향부터 이 네덜란드라는 도시 풍경에 관해서까지 모든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지만 계약과 관련된 내용만은 슬쩍 피해갔다. 부드럽게 익힌 소고기를 한 입 베어 물자 신채이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맛있는 음식 앞에서 서둘러 일 얘기를 하자는 마음은 쉽게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마지막 디저트가 테이블에 놓이고 나서야 강시헌은 천천히 계약서를 펼쳤다. 그러더니 차분하게 한 장씩 넘기며 빈 공간마다 펜으로 메모를 남겼다. 그 사이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채이 씨가 준비한 제안서, 정성이 느껴집니다.” 강시헌은 계약서를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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