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구진성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상처가 되는 말을 내뱉으려다가 결국에는 하지 못했다.
“가연 씨가 옆에 없어도 유이는 최고의 케어와 치료를 받을 건데 뭐가 걱정돼서 그래요?”
‘귀가 먹었나? 방금 주 집사님한테 유이를 병원으로 보내라고 했지, 언제 버리라고 했어? 내가 유이를 잡아먹을 것처럼 말하네?’
“하지만...”
“심가연!”
구진성이 다시 그녀의 이름을 차갑게 불렀다.
“같은 말 세 번 반복하게 하지 말아요. 못 하겠으면 당장 나가요.”
그의 고함에 심가연은 결국 힘없이 주저앉았다. 고개를 숙이자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소리 없는 울음은 구진성의 마음을 더 짜증 나게 만들었다.
짜증이 치밀어 시선을 돌렸다. 가슴속 분노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걱정되면 딸을 임준석한테 맡기면 되잖아요. 서로 그렇게 사랑하는데 당연히 잘 돌봐...”
“안 돼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가연이 고개를 홱 들고 소리쳤다.
낮은 포효에 구진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의 단호한 눈빛을 마주한 순간 머릿속에 의문이 스쳤다.
‘딸을 아빠한테 맡기는 게 뭐가 어때서?’
“대표님, 한 가지만 부탁할게요. 유이가 병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저한테 먼저 알려주세요.”
‘이제 타협한 건가?’
구진성은 그녀를 떠보듯 쳐다봤다.
“이젠 억지 안 부릴 거예요?”
심가연은 그를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렸다.
“못하시겠다면 저도 그만둘 수밖에 없어요.”
그녀가 한 모든 건 다 딸을 위해서였다. 딸의 소식도 알지 못한다면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나았다.
그런데 그만두겠다는 심가연의 말에 오히려 구진성이 당황했다.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의 고집스러운 옆모습을 노려보았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가시 돋친 말은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내 아들을 정성껏 돌보는 거예요. 그렇게만 해주면 가연 씨 딸한테 해코지할 일은 절대 없어요.”
코웃음을 치고는 그대로 돌아서려 했다.
구재호가 그녀의 친아들이라는 걸 그녀가 모른다 해도 임준석의 딸밖에 모르는 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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