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화
연시윤은 잠시 멈칫하다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임다영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 사건은 연씨 가문에서 봉쇄했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그걸 어디서 들은 거지?”
임다영은 허를 찔린 기분에 식탁 밑에서 몰래 들었다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저... 당연히 도청한 건 아니에요. 그때 사실 저도 거기 있었어요. 그래서...”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려 두 사람의 대화는 끊겼다.
“시윤 오빠.”
수화기 너머로는 달콤한 백유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임다영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연시윤은 그녀의 굳은 표정조차 못 본 척 일어나 전화를 집어 들었다.
“시윤 오빠, 방금 술자리 다녀오셨다면서요? 술 많이 드셨을 텐데 걱정돼서 해장국 끓여 왔어요.”
하지만 연시윤은 단호히 거절했다.
“괜찮아, 필요 없어.”
“정말요?”
백유리의 목소리는 금세 풀이 죽었다.
“깜짝 선물하려고 벌써 문 앞까지 왔는데... 오빠가 필요 없다고 하시면 그럼 전 이만 갈게요.”
연시윤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벌써 왔어?”
“네.”
백유리가 옅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오빠가 너무 걱정돼서요. 이렇게까지 하는 건 다 오빠 때문이에요. 다시는 오빠 화나게 안 할게요.”
연시윤은 백유리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기다려. 지금 갈게.”
“정말요? 그럼 저 여기서 기다릴게요!”
백유리는 기뻐서 목소리가 들뜬 듯했지만 그는 임다영을 쓱 쳐다보았다.
“여기 가만히 있어, 눈에 띄게 돌아다니지 말고.”
그 말을 남기고는 연시윤은 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제야 임다영의 머릿속은 냉수 한 바가지를 뒤집어쓴 듯 퍼뜩 정신이 들었다.
자신은 도대체 무슨 꿈을 꾸고 있었던 걸까?
연시윤이 한 순순히 있으라는 말은 백유리가 볼까 봐 숨으라는 말이 아닌가?
백유리는 분명 그들의 관계를 깨뜨린 여자다.
지금 속이 너무 메슥거렸고 문밖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시윤 오빠, 여기 잠깐 앉아 쉬어도 될까요?”
임다영은 허겁지겁 일어나 뒷문으로 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