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화

임다영은 더는 백유리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지만 백유리가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임다영 씨, 요즘 일자리 못 구하시죠? 궁금하지 않아요? 누가 당신을 막은 건지.” “백유리 씨 짓이에요? 임다영의 목소리에 분노가 서렸다. “그래요, 바로 저예요.” 백유리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대놓고 인정했다. 임다영은 이를 악물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두렵지도 않아요? 제가 지금 당장 연 대표님한테 말해 버리면...” “가 봐요. 임다영 씨 말을 믿을 것 같아요? 시윤 오빠가?” 백유리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말은 칼이 되어 임다영의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 사실 백유리의 말처럼 연시윤은 늘 그녀만 믿었다. 설령 임다영이 사실을 말한다 해도 그는 또다시 거짓말을 꾸며낸다고 여길 뿐이었다. “이제야 아셨어요? 세상에서 시윤 오빠가 가장 믿는 여자는 바로 저예요. 임다영 씨는 잠시 즐기다 버릴 장난감일 뿐이죠. 차라리 당신을 죽여서 제 손을 더럽히느니 천천히 임다영 씨를 짓밟을 거예요. 임다영 씨 명예를 더럽혀서 발붙일 곳을 없애고 시윤 오빠조차 당신을 증오하게 만들 거라고요. 그래야 임다영 씨가 진짜 지옥을 맛보죠!” 그 광기 어린 눈빛과 일그러진 표정에 임다영의 숨이 막혔다. 얼른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백유리 씨! 당신처럼 악독한 여자는 이래야 맞죠.” 짝! 순간,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그녀는 백유리의 뺨을 후려쳤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백유리는 잠시 얼이 빠졌다. 솔직히 임다영이 울며 무너질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뺨을 때리다니? “지금 감히 저를 때린 거예요? 감히?” 짝! 이번엔 더욱 센 힘으로 따귀를 때렸고 임다영의 눈빛은 분노로 타올랐다. “그래요, 맞아요. 저는 이미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어요. 백유리 씨도 말했잖아요, 저는 물에 빠진 개라고. 그러니까 뭐가 두렵겠어요? 백유리 씨 따귀쯤은 얼마든지 때릴 수 있다고요!” 백유리는 치가 떨렸다. ‘이런 천한 여자가 감히 나를 모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