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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백유리는 속으로 흐뭇하게 웃었다. ‘이 천한 년이 곧 회사에서 쫓겨날 거야. 시윤 오빠가 이런 큰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곁에 둘 리 없어...’ 하지만 회의실 안의 분위기는 이상했고 아무도 그녀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백유리는 초조해졌다. “어떻게 된 거예요? 어서 구급차 불러야죠! 육민우 씨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잖아요? 어서 병원으로...” 임다영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백유리 씨, 오해하신 것 같아요. 육 대표님은 이 음료를 마시지 않으셨어요.” “뭐라고요?” 백유리는 멍해졌다. “그럴 수 없어요. 방금 물어봤을 때 다들 음료를 마셨다고 했잖아요. 그럼 육민우 씨 몸 상태는 왜 이런 거예요?” 육민우는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부드럽게 말했다. “백유리 씨, 걱정해줘서 고마운데... 저는 그저 잠깐 두통이 와서 그런 거예요. 이렇게까지 신경 써줄 줄은 몰랐네요...” ‘뭐라고?’ 백유리는 믿을 수 없어 손으로 반쯤 비워진 음료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이 음료는...’ 연시윤은 드립 커피만 마시는 사람이라 음료수에 손이 가지도 않았다. 육민우가 마시지 않았다면 대체 누가 마셨단 말인가? 임다영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 제가 몰래 마셨어요.” 아침부터 바쁘게 일하던 그녀는 피곤하고 목이 마르다 보니 슬쩍 음료를 마셨던 것이다. 맛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수라는 건 몰랐다. 연시윤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백유리를 의심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백유리, 정민이 널 집에 데려다주기로 했을 텐데.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백유리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녀는 급히 변명했다. “시윤 오빠, 몸이 좀 불편해서 잠시 쉬고 가려고 했어요... 마침 소리가 나길래 들어왔는데, 오해였네요...” ‘그렇지. 유리는 항상 남을 배려하는 착한 아이니까 걱정하는 것도 당연해.’ 연시윤은 백유리의 듣고 믿고 오히려 자신이 잠시 의심한 게 미안해졌다. “여긴 네가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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