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임다영은 저항하려 했지만 술기운이 올라와 어쩔 수 없었다.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조금 마셨을 뿐인데 온몸에 힘이 빠져 꼼짝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여직원들은 임다영을 화장실로 끌고 갔다. 한 여직원이 임다영의 머리카락을 잡으며 말했다. “감히 회의실에 먼저 들어갔어? 간이 부었어? 무슨 배짱으로 우리 기회를 빼앗은 거야?” “맞아, 신입 주제에 속셈이 대단하네. 우리가 돌아오기 전에 육민우 씨 앞에 얼굴을 내밀려고...” “듣자 하니 육민우 씨에게 꼬리 쳤다며? 뻔뻔한 년.” “난 처음부터 이 년이 눈에 거슬렸어. 거지 같은 년이 여우처럼 생겼잖아. 제대로 혼내줘야 해!” 여직원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임다영의 몸에 물을 끼얹었다. 임다영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경찰에 신고할 거야! 너희들 너무해.” “하하하, 경찰에 신고한다고? 나쁜 년이 감히 경찰을 부른다고? 정작 감옥에 갈 놈은 너야!” “어라? 야, 너희들이 봐봐. 이년 허리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임다영의 얇은 옷은 물에 젖어 몸에 달라붙었다. 누군가가 그녀의 허리 쪽 흉터를 발견하고는 옷을 벗기려고 했다. “내 옷 만지지 마.” 임다영은 펄쩍 뛰며 그녀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 그런 임다영의 반응을 본 그 여직원들은 더욱 악의적으로 추측하기 시작했다. “봐, 저년의 허리에 흉터가 있어. 아이고, 사생활이 더럽다 보니 이미 아이를 낳았나 봐?” “어쩐지 여우년 냄새가 난다고 했어. 얼마나 많은 남자를 꼬셨겠어? 이미 더럽혀진 몸일 거야.” 악의에 찬 그녀들을 보며 임다영은 더는 설명할 생각도 없다고 생각되어 비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정말 입이 더럽다. 입만 열면 내가 남자를 꼬셨다고 하는데 사실은 너희들이 육민우 씨의 눈에 들려고 안간힘을 쓰는 거잖아. 내가 보기엔 너희들이 다가가도 육민우 씨는 눈이 더럽혀질까 봐 눈길조차 주지 않을걸?” 임다영의 말은 그녀들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천한 년, 입만 살았네! 야, 저년 얼굴을 후려쳐. 죽도록 때리라고.” “뭐 하는 짓이에요!”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