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임다영이 두 달 동안 내 곁에 머무르면서 일부러 나를 화나게 했던 이유가... 이거였군.’ 하지만 임다영이 그의 돈을 탐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도 연시윤은 여전히 이 여자를 용서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자신을 속이는 사람들을 가장 싫어했고 용납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 교활한 임다영이 감히 그를 임씨 가문을 복수하는 도구로 삼으려 하다니. 비록 임예진이 그녀를 수영장에 밀쳤기 때문에 파티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런 심술궂은 여자는 절대 연씨 가문에 시집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시는 할머니 근처에 접근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할머니의 건강 상태가 서서히 호전되고 있다는 걸 확인한 연시윤은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 쌓인 업무를 처리했다. 그날, 회사 문 앞. 그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 작은 여자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연시윤 씨, 제발... 한 번만 얘기할 기회를 주세요.” 연시윤이 말할 필요도 없이 경호원들이 임다영을 끌어내려 했다. 임다영은 급해졌다. 그녀는 회사 앞에서 이틀을 기다려서야 연시윤을 만났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아마 다시 그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연시윤 씨, 제발요. 제가 연시윤 씨를 속여서 싫어하시는 건 알지만,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계약서도 작성했잖아요. 연시윤 씨는 약속을 지키는 분이니 절대 계약을 파기하지 않을 거예요. 맞죠?” 두 사람의 계약을 언급하자 연시윤의 걸음이 잠시 멈췄다. “그래? 계약?” 연시윤이 되물었다. “네.” 임다영은 기회를 엿보며 입을 열었다. “연시윤 씨, 우리가 체결한 계약은 아직 한 달이 남았어요. 이 한 달 동안 제가 할머니를 돌보게 해주세요. 계약이 끝나면 바로 떠날게요. 네? 허락해 주세요.” 연시윤은 임다영을 차갑게 바라보았지만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임다영은 다시 손을 번쩍 쳐들며 맹세하듯 말했다. “제가 약속할게요. 할머니가 깨어날 때까지만 돌보게 해주세요. 그 후엔 바로 떠날게요. 더 멀리, 영원히 사라질게요. 돈은 한 푼도 필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