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백유리는 임다영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녀는 무엇이 떠오른 듯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저기, 임다영 씨, 저랑 시윤 오빠는 곧 결혼할 거예요. 그전에 큰 도움을 주셔서 고마웠어요. 이제 계약도 끝났으니 좋게 헤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시윤 오빠와 연락하지 마세요. 주변에 알려지면 임다영 씨 체면도 안 좋을 테니.”
말을 마치자 백유리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임다영의 얼굴이 불타는 듯 달아올랐다. 백유리는 분명 오해한 모양이다. 자신이 아직도 연시윤을 붙잡으려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정말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 전화를 걸지도 않았을 것이다.
임다영의 전화가 끊기자 사장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돈을 빌리지도 못하는 모양이군. 좋아, 그럼 바로 나이트클럽으로 따라와!”
사장이 임다영을 끌고 가려는 순간,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요.”
임다영이 고개를 돌리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육민우! 육민우가 어떻게 이곳에 나타났단 말인가?
“누구야?”
사장은 고급 수제 정장을 입은 육민우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다영이 오빠예요.”
육민우가 말했다.
“오빠라고? 말도 안 돼.”
사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갑자기 무언가가 떠오른 듯 사악한 눈빛을 굴리며 말했다.
“아, 당신이 얘 오빠야? 이 여자가 내 가게를 망가뜨렸어. 빚을 대신 갚아주면 그만 놔주겠지만 돈이 없다면... 자네 동생은 나이트클럽에 가서 일하며 빚을 갚아야 할 거야.”
임다영은 구석에 웅크린 채 수치심에 얼굴이 빨갛게 되었다. 이렇게 비참한 모습을 육민우에게 보여주다니.
육민우가 손짓하자 뒤에 있던 비서가 그의 이름이 적힌 수표를 건넸다.
“이건 수표예요. 필요한 금액을 적어보세요.”
사장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수표를 내려다보았다.
“진짜야? 속이는 거 아니지?”
“은행에 전화로 확인하시죠.”
사장은 재빨리 확인 전화를 걸었다. 십여 분 후 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확인했어. 데려가도 좋아.”
육민우는 임다영 앞으로 다가갔다.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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