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화
정찬수는 못마땅하다는 듯 남자의 팔을 밀어내며 말했다.
“여긴 당근이라고, 방망이 같은 사람이야. 그냥 쉽게 방망이라고 불러도 돼.”
송가빈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격장 안에는 숨은 고수들이 꽤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었다.
정찬수의 외할아버지가 어떤 인물인지는 몰라도 독립적인 경호대까지 둘 정도라면 결코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우현석과 올클이라는 사람은 딱 봐도 군인 출신이었다.
우현석은 근접 전투에 능해 보였고, 올클은 영락없는 저격수 타입이었다.
그리고 정찬수가 당근이라고 소개했던 인물 역시, 겉보기엔 단순한 건달 같아 보여도 그 역시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송가빈은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다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도 송 씨인데, 어쩌면 몇백 년 전엔 같은 집안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녀의 말에 정찬수의 어깨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던 당근이 벌떡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제가 송 씨인 건 어떻게 알았어요?”
송가빈은 멀지 않은 곳에 걸려있는 칠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냥 때려 맞춘 거예요.”
그 칠판은 사격 점수를 기록해 두는 용도로 걸려있는 것이었다.
1위는 올클, 2위는 정찬수, 그리고 3위가 우현석이었다.
그 아래로는 여러 명의 이름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맨 마지막에는 ‘송건민’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러자 당근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난 또, 저를 방 씨라고 생각할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송가빈이 웃으며 말했다.
“우선 저 칠판에는 방씨 성을 가진 사람이 없잖아요. 그리고...”
칠판 쪽으로 시선을 옮긴 당근의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설마 꼴찌가 저일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송가빈이 피식 웃었다.
“뭔가 체력적인 것보다 머리 쓰는 걸 더 잘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 말에 당근의 표정이 이내 활짝 펴졌다.
“그 말 듣기 좋은데요. 좀 더 말해봐요.”
“손목 안쪽에 문신이 있네요. 직업 군인은 문신을 할 수 없다고 알고 있거든요. 물론 전역한다면 또 말이 달라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