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화
송가빈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걔한테 화풀이할 생각 하지 마.”
박동진이 낮게 웃음을 흘리며 물었다.
“가빈아, 넌 지금 내가 유정 씨한테 무슨 보복이라고 할까 봐 걱정되는 거지?”송가빈이 솔직하게 인정했다.
“응.”
박동진은 깊게 숨을 한 번 들이쉬더니 한결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 그럴 생각 없으니까.”
“그렇다면 다행이네.”
“너는 유독 내가 유정 씨한테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걱정하더라.”
“그야 넌 이미 누군가를 해친 적이 있으니까.”
그 말에 박동진의 머릿속에 옛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도 송가빈이 그의 눈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움과 분노에 휩싸인 박동진은 결국 양유정을 인질 삼아 다시 송가빈을 불러오려 했다.
그때, 박동진은 사람을 시켜 양유정의 알몸 사진까지 찍었다.
박동진은 허탈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땐 내가 잘못 생각했어. 유정 씨 사진을 쥐고 있으면 네가 내 말을 들을 줄 알았으니까. 유정 씨 명예를 위해서라도 내 곁에 남아줄 거라고 생각한 거지. 하지만 이제는 알아. 그럴수록 널 붙잡기는커녕 오히려 더 멀리 밀어내게 된다는 걸.”
하준우가 양유정을 데리고 용성 호텔로 끌고 가던 순간, 몇 년 전 그날 밤의 진실이 드러나던 그때, 박동진은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는 송가빈이 그토록 지키려 했던 비밀을 또다시 같은 수법으로 짓밟아 버린 것이다.
몇 년 전의 그날 밤은 양유정의 인생을 무너뜨릴 뻔했다. 송가빈은 수년간 그 상처를 보듬어주려 애쓰며 어떻게든 그날의 기억을 좋게 포장해 보려 했다.
하지만 박동진의 행동은 송가빈의 금기를 완전히 짓밟아 버렸다.
다행히도 양유정은 약에 취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덕에 여태껏 자신이 알몸으로 사진까지 찍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송가빈이 물었다.
“그 사진은 어떻게 했어?”
“다 없애버렸어,”
박동진이 대답했다.
“진실을 알게 된 순간, 바로 다 없애버렸어.”
하지만 여전히 의심 어린 시선에 박동진은 말을 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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