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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하얀 새우살이 해산물 간장 종지에 떨어지면서 짙은 갈색 간장이 사방으로 튀었다. 정찬수는 티슈를 뽑아 송가빈에게 내밀었다. “닦아. 소매에 튀었어.” 송가빈은 티슈를 받아 몇 번 문질렀지만 간장이 종잇조각으로 닦일 리 없었으며 오히려 더 얼룩졌다. 정찬수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담담히 말했다. “너 원래 공부 잘했잖아. 대학원 시험도 네겐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 그런데 보장받은 입학 자리 하나 때문에 남자랑 자? 그건 네가 할 짓이 아니야.” 송가빈은 티슈를 휴지통에 던졌다. “그 사진, 정 대표님이 준 거죠?” “그래, 내가 줬어.” 정찬수가 말했다. “인정해. 난 비열하고, 음흉하고, 도덕 따위도 없었어. 하지만 난 믿었어. 박동진이 너와 오래 함께했다면, 최소한 네 성격 정도는 알 거라고. 강단 있는 네 기질을 알았어야지. 하지만 그 순간 박동진의 얼굴에 떠오른 건 경악과 분노뿐이었어. 그때 알게 됐어. 너흰 맞지 않는다는 걸. 그렇다면 왜 내가 빼앗는 거 안 되는 건데?” 송가빈은 더 이상 식욕이 없었으며 예전의 기억은 마치 옛 필름처럼 지나갔다. 그 기억들은 원래 흐릿하게 보였을 뿐이지만 정찬수의 고백은 그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혐오스러운 모든 실체를 낱낱이 드러냈다. 결국 박동진은 사진을 보는 순간 송가빈을 입학 기회를 위해 몸을 내주는 여자로 단정했다. 박동진은 단 한 번도 송가빈이 그런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떠올리지 않았다. 송가빈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낮게 말했다. “나도 잘못이 있어요. 그날 밤의 진실을 끝내 말하지 못했어요. 양유정의 목숨을 걸 수는 없었으니까요. 결국 나도 박동진을 완전히 믿진 못했던 거죠. 그 점에선 우리 둘 다 똑같았어요.” 정찬수가 낮게 말했다. “그건 네 명예와 목숨이 걸린 일이야. 신중했던 건 당연하지.” 송가빈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정 대표님, 그건 좀 이중잣대 아닌가요?” 정찬수는 순순히 인정했다. “박동진이 틀린 문제집이라면 나는 그 문제를 다시 틀려선 안 되니까.” “무슨 뜻이에요?” 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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