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화
당근은 괴상한 소리로 외치며 호들갑을 떨었다.
“우현석, 그딴 질문 하지 마. 청소년 관람 불가야!”
“뭐래? 난 어른이거든! 난 들어야겠어. 그것도 아주 자세하게!”
송가빈은 떳떳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강아지 산책시켰어요.”
우현석이 계속 질문했다.
“그다음은요?”
“그리고 강아지한테 끌려다녔어요.”
돌아오는 길에 떠돌이 개 한 마리를 마주쳤는데 그건 작은 암컷 강아지였다.
정찬수의 셰퍼드들은 떠돌이 개한테 미친 듯이 달려들었고 송가빈은 거의 연처럼 끌려갈 뻔했다.
다행히도 정찬수가 그녀 손에서 줄을 낚아채 암컷에 눈이 먼 녀석들을 간신히 제압했다.
정찬수는 한심하다는 듯 녀석들을 훈계했다.
“상대는 소형견이고 너희는 대형견이잖아. 안 맞아.”
녀석들은 말을 듣지 않고 작은 암컷 강아지가 사라진 쪽을 향해 짖어댔다.
정찬수는 다시 말했다.
“게다가 너희는 셋이고 상대 하나야. 더더욱 안 맞지.”
녀석들은 그럼에도 땅을 파며 조급해했으며 정찬수는 한마디 툭 던졌다.
“못 믿겠으면, 너희 엄마한테 물어봐.”
송가빈은 말문이 막혀 입을 쩍 벌리고 있을 뿐이었다.
송가빈은 지금 다른 건 아무것도 모르겠고 그저 집에 가고 싶었다.
늘 진중한 올클이 그녀의 피곤한 기색을 눈치채고 먼저 말했다.
“이제 우리도 방으로 돌아가자. 가빈 씨도 일찍 쉬셔야지.”
우현석은 히죽거리며 웃었다.
“알았어. 역시 네가 제일 눈치 빠르다니까.”
셋은 괜히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장난스레 히죽대다가 하나둘 방으로 돌아갔다.
테이블 위엔 방금 먹다 남은 그릇들과 과자 포장 봉지, 과일 껍질이 어질러져 있었다.
송가빈은 약간의 결벽증이 있어서 소매를 걷고 치우려 몸을 숙였다.
그 순간 정찬수가 송가빈의 손목을 잡으며 낮게 말했다.
“너는 가서 쉬어. 내가 할게.”
“할 줄은 알아요?”
정찬수는 손에 들고 있던 외투를 소파에 던지더니 소매를 걷어 올렸다.
“못 할 게 뭐 있어?”
“대표님은 어릴 때부터 늘 누가 시중들었잖아요. 이런 설거지나 청소 같은 일은 안 해봤을 거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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