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화
“응.”
“그걸 다 기억하고 있었어요?”
“받을까?”
한밤중에 두 번이나 연락이 온 걸 보면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송가빈은 양유정한테서 걸려 온 전화일까 봐 걱정되었다. 예전에도 두 사람은 일회용 번호로 연락한 적이 있었다.
송가빈은 급히 물을 잠그고 몸을 닦아내며 말했다.
“금방 나갈게요.”
“괜찮아. 양유정이라면 아마 급한 일이 있겠지.”
“그럼 먼저 물어봐 주세요. 금방 나갈게요.”
“알겠어.”
정찬수가 전화를 받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빈아, 우리 얘기 좀 해. 지금 아래 정원에 있어. 우리 사이 15년이야. 이렇게 쉽게 끝낼 수는 없어.”
상대방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알아, 모두 다 내 잘못인 거. 내가 널 믿지 못했고, 늘 내 소유물처럼만 생각했어. 그래서 그 사진을 보고 화가 났던 거야. 하지만 가빈아, 난 널 사랑해. 정찬수 옆에 있으면 고생만 할 거야. 오늘 손님들한테 곤란한 상황 겪는 걸 보는데, 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더라. 나랑 같이 돌아가자. 조용한 곳에서 편히 지내게 해줄게. 넌 그대로 부잣집 안주인으로 살면 돼. 사람들이 다 네 옆에서 시중들게 하고, 꽃이 좋으면 꽃밭도 사줄게...”
전화기 너머에서는 계속 말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신경 쓸 거 없어. 아예 너랑 갈라놓을 거야. 임수연도 해외로 보내버리면 다시는 안 마주칠 거야. 그리고 우리 결혼반지!”
박동진은 반지를 언급하며 약간 흥분했다.
“너 아직 반지를 가지고 있지? 그건 우리 사랑의 증표잖아. 난 한 번도 뺀 적 없어...”
전화기 너머는 고요했으며 전류 잡음만 흘러나왔다.
박동진은 송가빈이 화가 나서 침묵한다고 생각했으며 오늘은 전화를 바로 끊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사격 대회 봤어. 너 사격하는 모습 정말 멋지더라. 난 너한테 그런 면이 있는 줄 몰랐어. 네가 쏜 총알들이 내 심장을 꿰뚫는 것 같았어. 새로운 널 알게 된 기분이야.”
박동진은 혼잣말을 이어갔다.
“손은 괜찮아? 다친 데 없어?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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