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8장 새색시

지강철이 뒤를 힐끔 쳐다봤다. 임정우가 차를 세우라고 하지 않았기에 액셀에서 발을 떼지 않고 계속 앞으로 질주해 갔다. 이서아는 이를 악물더니 임정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차 세우라고요.” 순간 임정우가 이서아에게 바짝 다가갔다. 잔잔하기만 하던 우드 향이 갑자기 강압적으로 느껴졌다. 사람마다 안전거리에 대한 인지가 다르지만 안전거리를 침범하면 누구든 불편한 건 마찬가지였다. 이서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방에서 단도를 꺼내 휘둘렀다. 임정우가 빠르게 손목을 낚아채더니 고개를 숙여 확인했다. 휴대용 단도라 짧고 날카로웠고 충분히 상대에게 상처를 줄 만한 무기였다. 임정우가 다시 고개를 들어 이서아를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싸움에 납치, 추격전, 그리고 차 사고에 이서아가 놀라서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보호하련다는 걸 임정우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씁쓸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한테 칼을 쓰려고 한 거야?” 이서아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지강철도 백미러로 임정우의 상태를 살피며 물었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괜찮아.” 임정우가 덤덤하게 대답하더니 한 손으로 이서아의 손에 들린 단검을 빼앗으며 다른 손으로 안전벨트를 당겨 매주었다. “난 그냥 안전벨트 매주고 싶었을 뿐인데.” 임정우가 덤덤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더니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안전벨트를 맸다. “한수호는 아무 일 없을 거야. 하지만 네가 한수호 옆에 남는다면 네가 표적이 될 수도 있어.” “내가 그 말을 믿으려면 정우 씨는 알고 있는 전부를 내게 알려주고 그때 믿을지 말지 내가 판단해야죠. 당신이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무조건 믿어야 하는 게 아니라.” 이서아가 딱딱하게 말했다. “내가 애도 아니고 아직도 말하는 족족 믿을 거라고 생각해요?” 임정우는 말이 없었다. 이서아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봤지만 창문으로 보인 건 임정우의 잘빠진 턱선과 콧대가 보였다.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기도 있는 것 같았다. 이서아는 보채지 않았다. 도시 외곽으로 향하는 길이라 주변이 점점 삭막해졌고 아스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