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홍서윤은 얼굴이 잔뜩 붉어진 채 겉옷을 받아 허리에 둘렀다.
“고마워요.”
“천만에요.”
홍서윤은 남자와 눈을 마주치고 잠시 얼어붙었다.
성주원은 미술관 안내원의 옷을 입고 있었지만 다른 안내원들처럼 딱딱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몸짓 하나에도 여유롭고 우아하면서도 묘한 압박감을 풍겼다. 크고 길게 뻗은 그림자가 홍서윤의 작은 체구를 가려주었다.
그는 더 머무르지 않고 홍서윤에게 다른 도움이 더 필요 없는 걸 확인한 뒤 자리를 떴다.
정신을 차린 홍서윤은 근처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서 처리했다.
생리 기간만 되면 홍서윤은 배가 무척이나 아팠고 며칠 내내 입맛이 없었을뿐더러 무엇을 해도 의욕이 나지 않아 영감을 얻는 건 더더욱 힘들었다.
며칠 뒤 보육원 봉사를 가야 했던지라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비싼 건 아니었지만 늘 선물을 챙겨갔다.
“서윤 누나, 제 풍선이 저 위로 날아갔어요! 어떡해요?”
홍서윤은 고개를 젖혀 보니 나무가 2층 건물 높이쯤 되었고 심지어 가장 꼭대기에 걸려 있었다. 보육원 선생님들에게 사다리를 부탁했고 몇몇 아이들이 밑에서 사다리를 꼭 잡아주자 그녀는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성주원이 다가갔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건 나무 우의 아리따운 홍서윤의 모습이었고 싱그러운 잎사귀들과 어우러져 꼭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홍서윤은 연노란색 끝 달린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허리를 잡아주는 디자인 덕에 한 손에 움켜쥘 수 있을 만큼 가늘어 보였다.
바람이 불자 치맛자락이 살짝 들려 하얗고 긴 다리가 드러났고 더 위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흰 속살이 은근히 비치는 듯했다.
성주원의 눈빛이 순간 그윽해졌지만 애써 시선을 거두었다.
“주원 아저씨! 오셨어요?”
간신히 풍선을 잡은 홍서윤은 아래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반가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려다가 순간 발을 헛디뎌 옆 가지를 급히 붙잡았고 몸은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 모습을 본 성주원은 아이들에게 몇 마디 건네며 웃더니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뭇가지를 딛으며 가볍게 올라와 홍서윤 앞에 나타났다.
“어, 그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