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홍서윤은 우산 몇 개를 가져와 위에 고정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며 바닥이 미끄러워 여러 번 비틀거리며 부딪혔지만 간신히 고정시켰다.
그제야 안도하며 미소를 짓다가 막 지붕 아래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며 눈이 감기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보육원 침대에 누워있었다.
“깼어요?”
낮고도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소파에 앉아 있는 성주원이 보였다.
마침 창문으로 따듯한 햇살이 들어와 성주원의 잘생긴 얼굴을 반쯤 밝혀주고 있었고 빛과 그림자가 생겨 더욱 입체적이고 날렵하게 보였다.
성주원의 시선이 홍서윤에게 향했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루 종일 자더군요.”
홍서윤은 쓰러지기 전의 일을 떠올리며 벌떡 일어나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꽃은 괜찮아요?”
성주원은 길고 곧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우아하게 꼬고 그녀를 훑어보다가 그녀의 팔에 시선이 멈추었다.
“꽃은 괜찮아요. 하지만 괜찮지 않은 건 홍서윤 씨죠. 지금 몰골이 말이 아니거든요.”
그 말을 들은 홍서윤은 어딘가 저린 느낌에 고개를 숙여 보았다. 오른손은 깁스하고 있었고 무겁게 가슴 앞에 걸려 있었다.
이불을 들추자 두 다리에도 여기저기 넘어진 상처 자국이 있었다.
“제가 왜 이렇게 다친 거예요?”
성주원은 서류 한 장을 홍서윤에게 내밀었다.
“정우는 내 동생이에요. 이건 고마움의 표시로, 위약금은 제가 대신 냈어요.”
홍서윤은 한참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그 돈은 어디서 난 거예요?”
성주원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저축해둔 돈이라고 해두죠. 마침 쓸 데도 없었는데 그냥 좋은 일 했다고 치려고요.”
홍서윤은 눈앞의 서류가 뜨거운 감차처럼 느껴져 받지 않았다.
“다른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시해도 되잖아요. 굳이 제 빚을 대신 갚을 필요는 없어요. 게다가 이건 제 일이잖아요!”
성주원은 소파에 다시 앉아 머리 한쪽으로 괴고는 느긋하게 말했다.
“그냥 준다고는 안 했는데요.”
그는 이내 종이와 펜을 꺼내 홍서윤 앞으로 내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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