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그렇지만 최태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저 홍서윤이 자신에게 매달려 애원하기만을 기다렸다.
홍서윤이 그렇게만 하면 그는 지금 이 난장판도 단번에 정리해줄 수 있고 여기에 모여 그녀를 욕하는 사람들까지 전부 제압해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홍서윤이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이었다.
홍서윤이 끝까지 버틸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최태준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정작 홍서윤은 단 한 번도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고 최태준의 눈동자 속 서늘한 기운이 훅 짙어졌다.
유아람이 가까이 다가와서 고개를 살짝 젖히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서윤이가 태준 씨를 여기로 불러온 거 알아요. 그래도 서윤이를 너무 미워하지 마요. 쟤가 태준 씨를 너무 좋아해서 그랬을 뿐이에요.”
최태준은 여전히 홍서윤만 바라보고 있었고 입술을 다물고 있어 마치 그녀의 말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그런 태도는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유아람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더 확신하게 만들었다. 홍서윤의 귀에 여기저기서 그녀를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곧 그 목소리들은 그녀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홍서윤이 뺨을 살짝 만지자 따끔한 통증이 전해져왔다. 그녀는 곧장 싸늘한 눈빛으로 박인화를 바라봤는데 그 시선은 설명할 수 없는 압박감을 주었고 박인화는 순간 움찔했다.
“왜, 억울해? 내가 틀린 말 했어? 진짜 태준이를 꼬드기려고 돌아온 게 아니면, 너 왜 다시 나타난 거야!”
홍서윤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차분히 입을 열었다.
“제가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면 왜 지금까지 기다렸겠어요? 2년 전에 이미 분명히 말했잖아요. 다시 말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사모님.”
그녀는 박인화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아드님 문제나 좀 더 신경 쓰세요. 어느 날 아드님이 저지른 추잡한 짓들이 밖으로 새나가면 그땐 손 쓸 겨를도 없을 테니까.”
그 말에 박인화는 제대로 급소를 찔린 듯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졌고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그녀는 곧 목소리를 높이며 억지로 기세를 부렸다.
“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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