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기자들이 몰려와서 카메라를 들이댔다.
“홍서윤 씨, 김현숙 어르신이 설탕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국에 설탕을 넣으신 겁니까? 정말 둘째 사모님 말씀대로 최 대표님 때문에 그런 짓을 하신 건가요?”
홍서윤이 대답하기도 전에 유아람이 앞으로 나서서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서윤아, 만약 정말 그렇다면 네가 화풀이할 사람은 나잖아. 왜 할머니를 해치려고 한 거야!”
하지만 홍서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녀는 유아람의 손을 가볍게 뿌리치고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삼계탕은 제가 만든 게 맞습니다. 하지만 설탕은 제가 넣은 게 아니에요.”
그 순간 유아람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고 묘하게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홍서윤이 뭔가 꺼내려 하자 최태준이 성큼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며 막아섰다.
“이 상황에서 아직도 변명하려고?”
홍서윤은 손목을 비틀었지만 그의 힘을 이길 수 없었고 이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변명? 아니요. 제가 결백하다는 걸 증명하려는 겁니다. 진실을 알려주려는 거라고요.”
최태준은 그녀를 바짝 끌어당기더니 둘만 들을 수 있을 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냥 네가 잘못했다고 해.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
그러자 홍서윤은 실망한 듯 눈빛이 가라앉았다.
“역시 최태준 씨도 제가 넣었다고 생각하는군요.”
최태준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은 곧 ‘인정’과 다름없었다.
홍서윤은 온 힘을 다해 그의 손을 뿌리치더니 휴대폰을 꺼내 기자들의 카메라 앞에 내밀었다.
“여러분이 원하는 답은 여기 있습니다!”
화면에 비친 영상을 본 순간, 유아람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사실 홍서윤은 애초부터 그녀를 의심하고 있었다. 유아람이 굳이 자신에게 다가와 삼계탕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걸 느낀 것이다.
우연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데 2년 전에 최태준이 결혼식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그때 우연은 그 이유가 홍서윤 때문이라고 했는데 홍서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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