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전화가 연결되자 임예진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홍서윤은 방금 전화가 왜 끊겼는지 설명했다.
“서윤 씨, 남현의 설계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으니 바로 처리해 줘요. 후속 일정에 차질 없게요.”
“네, 이사님. 제가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임예진은 간단히 당부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홍서윤이 고개를 들자 최태준이 여전히 앞에 서 있었고 얼굴이 아까보다 더 굳어 있었다. 홍서윤은 이유를 알 수 없어 의아해하면서도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자리를 뜨려 했다.
“너, 중신 그룹에서 일하고 있지.”
물음이 아니라 확신에 찬 그 말투에 홍서윤은 곧 눈치를 챘다. 남현 프로젝트가 태영 그룹과 중신 그룹의 공동사업이니, 그는 방금 통화를 엿듣고 짐작했을 것이다.
굳이 숨길 일도 아니어서 홍서윤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그 순간 최태준의 표정이 이상하게도 차분해졌다. 병원 복도에 불빛이 그의 이목구비를 스치며 어둡고 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만둬. 내가 자리 마련해줄 테니까. 네가 태영 그룹에서 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합당한 선에서 배치해 줄 수 있어.”
“너 태영 그룹에 오고 싶어 했잖아. 예전에도 내 앞에서 몇 번이나 졸업하면 태영 그룹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고. 내가 도와줄게.”
또 시작이었다. 예전의 홍서윤이었다면 이 말에 흔들려 모든 걸 내려놓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홍서윤은 달랐다.
“제안은 감사하지만 전 지금 중신 그룹이 마음에 듭니다.”
홍서윤은 그와 더 이상 말 섞고 싶지 않아 뒤돌아서 발걸음을 옮겼고 뒤에서 묘하게 위협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너 중신 그룹에서 오래 못 버틸 거야.”
“그건 최태준 씨가 판단할 게 아니죠.”
홍서윤은 돌아보지도 않고 단호하게 말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
홍서윤은 곧장 남현 프로젝트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현장에 별 문제가 없었는데 자재 문제로 인해 결국 인부 추락 사고가 터졌다.
이 정도 일로 중신 그룹 본사까지 영향 받지는 않았지만 남현 측 책임자가 끈질기게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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