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화
이미 한참 동안 서 있었던 것 같다.
육정호의 눈짓에 바로 눈치챈 경호원은 여전히 울먹이며 난리를 치는 강세린을 강제로 끌고 나갔다.
룸 안은 숨 막히는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고성은.”
육정호가 먼저 입을 여는데 목이 바짝바짝 말랐고 뭔가 찔리는 게 있는 듯한 눈치였다.
고성은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목소리도 싸늘했다.
“선배, 선배가 강세린과 손을 잡고 뒤에서 일을 꾸미든 말든 난 상관 안 해요. 관심도 없고요.”
“하지만 앤씨아의 프로젝트는 지금 당장 포기하든지 아니면 깨끗하게 조건 없이 배성 그룹에 넘겨요.”
“이 둘 중에서 선배가 알아서 선택해요.”
그녀의 말투에 단호함이 배어 있었다.
“그럴 수는 없어.”
육정호가 바로 대답했고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박재현 그놈이 다시 일어선다고? 꿈도 꾸지 마.’
절대 박재현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고성은은 실망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선배한테 돈이 그렇게 중요해요? 육씨 가문 정도면 선배가 평생 놀고먹어도 되잖아요? 왜 굳이 이런 짓까지 하는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피곤함과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짙게 배어 있었다.
육정호는 피식 웃었다.
“돈? 내가 그까짓 돈 때문에 이러는 것 같아?”
그가 한 걸음 다가왔고 그의 눈빛에는 억누를 수 없는 광기가 감돌았다.
“박재현, 이번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자업자득이지 뭐. 널 다치게 했고 널 버렸으니까. 넌 다 잊은 거니?”
고성은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고 이를 악물며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거예요. 선배가 나설 필요 없다고요. 그러니까 선배는 신경 꺼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육정호가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를 품속으로 끌어당겼고 그 힘은 그녀의 뼈를 부러뜨릴 정도로 거셌다.
“고성은...”
목소리가 떨렸고 가슴은 심하게 요동쳤다.
순간, 놀랍게도 하늘을 뒤덮는 듯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고성은을 잃을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발버둥 치지 않았다. 그의 품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지만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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