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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기태풍은 잠깐 얼어붙었다가 억지웃음을 짜내며 말했다. “여자들 사이에 질투가 좀 있었어요. 제가 제대로 처리를 못 해서 서 회장님께 웃음거리가 됐네요.” “질투가 있었다고? 고작 너 때문에?” 서해문은 웃으며 대꾸했지만 눈매가 더 위험하게 가늘어졌다. 기태풍은 눈앞의 거물한테 무슨 미움을 샀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한 마음에 등줄기까지 서늘해졌다.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정식으로 발표하는 거예요.” 서해문의 시선은 얼굴빛이 창백한 기씨 부자에게 잠시 머물렀다. “이 아이는 저의 하나뿐인 딸이자 서원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심초연이에요.” 서해문이 손으로 가리킨 방향에는 품격 있는 미소를 지은 채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심초연이 있었다. 서해문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오늘부터 제 딸이 서원 그룹을 대표해 이번 아시아태평양 핀테크 정상회의의 전략 협력 전권을 담당할 거예요.” 심초연은 웃으며 말을 보탰다. “그리고 앞으로 서울에서의 서원 그룹 투자 결정 또한 제가 총괄합니다.” 심초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장내는 거센 박수와 환호로 뒤덮였다. 단 한 사람 기태풍만이 마치 벼락을 맞은 듯 굳어 있었다. 그의 눈빛은 충격에서 공포로, 그리고 곧 허탈함으로 바뀌면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서해문은 조롱 섞인 눈빛으로 기태풍을 보며 말했다. “참, 방금 뭐라 했지? 질투? 너 따위가 그럴 자격이나 있어?” 기태풍은 입술이 파랗게 질린 채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이미연은 급히 웃으며 말했다. “서 회장님, 애들이 장난처럼 한 말일 뿐이니 너무...” 하지만 그 말은 회의장 공기를 더 싸늘하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서해문은 아예 웃음을 거두고 차가운 표정으로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날 회의 내내 기태풍은 마치 혼이 빠진 꼭두각시 같았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뒷줄에 주저앉아 심초연의 발표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두 사람의 거리는 실제 거리보다 더 멀어져 있었다. 심초연은 유창한 영어로 세계적 핀테크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이끌며 노련한 후계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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