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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금방 수술을 마친 직후라 진우현은 강제적으로 심초연의 비행기표를 2주 뒤로 변경해 버렸다. 떠나기 전날 심초연은 집으로 돌아가서 서류를 챙기기 위해 혼자 나섰다. 차를 아파트 단지 입구에 세우고 막 내리는데 뒤에서 여러 대의 스포츠카가 굉음을 내며 질주해 왔다. 그중 한 대가 급브레이크를 밟더니 창문이 내려가며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어머, 우리 형수님 아니세요?” 심초연은 그 남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기태풍이 채권자라고 소개했던 사람으로 승하 그룹의 주주 중 한 명 육기석이었다. 기태풍도 뒤에서 따라오던 차에서 내렸다. “초연아, 너 여기서 뭐 해?” 심초연은 속이 울렁거리는 걸 억지로 참으며 얼굴을 돌렸다. “서류 가지러 왔어.” “아!” 육기석이 아는 체를 했다. “아프리카 출장 팀은 내일 비행기던데요.” 기태풍은 그 말을 듣고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좋아. 네가 이번에 미주한테 한 짓은 이걸로 용서해 줄게. 내일 내가 수천이랑 같이 공항 데려다줄 테니까, 이번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 우리 꼭 잘살아 보자.” “그래.” 심초연은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아 고개만 끄덕이고 단지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등을 돌리자 그 무리의 남자들은 거리낌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너 진짜 형수님 길들이는 데 일가견 있네.” “허리 보호대를 차고 있는 형수님 모습이 딱 장수풍뎅이 같더라. 일만 죽어라 하면서 빚 갚고 있다니, 진짜 불쌍하네. 하하하.” 기태풍은 절뚝이며 걷는 심초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기양양한 얼굴로 입꼬리를 올렸다. 기분이 좋아진 기태풍은 그날 밤 친구들과 함께 밤새도록 놀 생각이었다. 다음 날 아침 7시에 알람이 울리자마자 육기석은 설계원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초연이가 허리 수술을 막 끝냈으니까 가서 출장 인원 관리 잘하고 문제없도록 잘 챙겨.” 누군가 농담처럼 말했다. “태풍이는 진짜 여자한테 약하다니까.” 육기석은 아침 일찍 설계원에 도착했다. 정문 앞에는 대형 버스가 대기 중이었고 몇몇 기술자들이 장비를 챙기며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소장이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육 대표님, 전원 도착했고 곧 출발할 예정입니다.” 육기석은 출장 인원 명단을 넘겨보며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 “이상하네요. 한 사람이 빠졌잖아요?” “그게 누구죠?” “심초연은요?” 소장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대답했다. “심초연 씨는 아프리카에서 돌아오자마자 사직했는데요?” 육기석은 머릿속이 윙 울리면서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는 기주풍의 번호를 보며 전화를 걸까 말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시각 심초연은 이미 기태풍의 차에 탄 채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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