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1년 후.
비행기가 석정에 착륙했다. 짧은 머리에 수척하지만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의 여인이 공항을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그녀는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오며 눈빛이 유난히 밝았다.
그녀는 바로 서은수였다. 1년간의 국경 없는 의사 계약이 끝나고 그녀가 돌아왔다.
그녀의 뒤편 멀지 않은 곳에서 구도운과 구도영도 나란히 걸어 나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사람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생과 사, 그리고 굳건한 신념을 지켜보면서 그들은 자신만의 방향과 목표를 찾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것은 서은수를 향한 사랑이었다.
비록 꼬박 1년 동안 서은수가 낯선 사람처럼, 평범한 동료보다도 더욱 소원하게 대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그녀의 성품에 더욱 탄복했고 그녀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1년 동안 구씨 가문에서 두 아들에게 집으로 돌아오라고 수없이 재촉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서은수의 곁을 지키며 희망 없는 사랑을 고수했다.
서은수는 우선 호텔에서 짐을 풀고 할머니 묘에 성묘하러 갔다.
그녀는 꽃과 술,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을 사서 할머니 묘 앞에서 지난 1년간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할머니, 드디어 제가 늘 하고 싶었던 일을 해냈어요. 이제 저는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마음도 한결 충실해졌고요.”
“이제 어떤 어려움에도 맞설 용기를 얻었고 할머니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모든 고난은 일시적’이라는 말의 의미도 알 것 같아요. 저는 꼭 행복해질 테니 안심하세요.”
서은수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묘지를 떠나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다음 날, 그녀는 장이준이 알려준 주소에 따라 그의 약혼녀인 장혜인을 찾아갔다.
장혜인은 초등학교 교사인데 둥근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고 친화력 또한 엄청 좋았다.
장이준의 이름을 듣자 그녀는 순간 멍해졌다. 곧이어 눈가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장이준의 희생에 대해 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1년이나 연락이 끊겼으니까.
모든 슬픔이 가셨지만 다이아몬드 반지를 본 순간 결국 또 눈물이 흘러내렸다.
장혜인은 재빨리 눈가의 눈물을 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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