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장 기억에 혼란이 생기다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듯 배지훈을 바라보았고 나는 피가 멎는 것 같았다.
'기억상실인 거야? 아니면 기억에 혼란이 생긴 거야?'
나는 걸어가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잡았다.
"배지훈, 똑똑히 봐, 내가 누구야?"
"강하연, 너 미친 거 아니야? 내 여자 친구가 여기 있잖아!"
"여정아, 내가 그런 거 아니야, 너도 봤잖아!"
그는 나를 세게 밀어냈고 민여정이 얼른 나를 부추기고는 내 귀에 대고 나지막하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나는 고개를 저었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고 싶었다.
다행히도 그때 간호사가 배지훈을 데리고 검사하러 가려고 했고 그제야 병실이 조용해졌다.
민여정은 나를 잡고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내가 병실에 와서 몇 마디 안 했는데 바로 깨어나서 깜짝 놀랐잖아."
"깨어나서는 내가 자기 여자 친구라고 하는 거야, 난 장난치는 줄 알고 놀렸거든."
"설마 정신이 이상해진 거 아니야?"
민여정이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마침 건강검진을 하러 병원에 갔는데 어르신을 보게 된 거였다.
두 사람이 전에 배지훈의 일 때문에 연락한 적 있었기에 그녀가 스치듯 물었는데 배지훈이 정말 문제가 생긴 거였다.
"난 너도 있는 줄 알았어, 이럴 줄은..."
"여정 선배, 선배도 작은형이랑 인연인가 봐, 아니면 왜 그동안 안 깨어났겠어."
나는 배윤성이 별다른 뜻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말이 듣기 거북했다.
'내가 배지훈이랑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도 깨지 않았는데, 민여정이 돌아오자마자 깼다고?'
민여정은 내 어깨를 감싸고 말했다.
"하연아, 걱정 마, 깨어났으니 무조건 기억해 낼 거야."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가 완전히 깨어날지는 몰랐다.
의사가 검사를 마치고 나서 배지훈의 몸에는 이상이 없지만 기억에 혼란이 새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가끔 대학교 일을 기억하기도 했고, 가끔은 배씨 가문에 돌아간 일도 기억했었다.
하지만 그의 여자 친구가 계속 같이 있었고 내가 출국했던 기억은 없었다.
게다가 여자 친구가 출국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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