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다른 여자 있었나
문지원은 여진우가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시 고개를 숙여 식탁 위에 놓인 음식들을 보니 갑자기 입맛이 싹 사라졌다.
식당에 와서 밥을 먹는 건지 사형수가 마지막 밥상을 받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예전에 유서연이 남자친구 생겼다고 둘이 뽀뽀하고 난리 부르스를 칠 때 얼마나 황홀경인지, 껴안고 번쩍 들어주고 난리가 났었다고 자랑했던 걸 떠올렸다.
만약 문지원이 그때 이미 여진우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그 말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여진우와 함께하는 매 순간이 유서연이 말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긴장 아니면 현기증이 났다.
유서연의 말대로라면,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기술 문제인 것이다.
생각해보니...
여진우는 확실히 기술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녀가 열여덟 살이었을 때 그는 이미 스물여섯 살이었으니 그 나이 먹도록 여자가 없었을 리가 없었다.
설령 그때는 그녀와 처음이라서 경험이 없다고 쳐도 지난 5년 동안 여진우가 여자를 안 찾았을 리가 없지 않은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문지원은 몰래 여진우를 힐끔 쳐다봤다.
하지만 불행히도 딱 한 번 흘끗 본 것이 들키고 말았다.
“할 말 있으면 해.”
“아니요, 할 얘기 없어요.”
“그냥 보고 싶었다고?”
여진우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입꼬리를 올리고 그녀를 바라볼 때마다 문지원은 그에게서 능글맞고 불량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이런 형용사를 말하면 누구도 여진우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잔인, 악랄, 냉혹, 가까이하면 큰일 나는 사람 이런 것이니까.
마치 그의 편안하고 경계심 없는 모습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아저씨,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문지원은 그의 기분이 좋아 보이자 용기를 내어 질문했다.
“말해 봐.”
“지난 5년 동안, 다른... 여자친구는 없었어요? 그냥 키스만 한 사이도 포함해서요.”
여진우는 그 말을 듣고 어금니를 혀로 굴리며 젓가락을 내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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