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사람답게 살고 싶어
한참이나 신명준의 잔소리가 이어지던 중, 여진우가 마침내 정면으로 그를 바라봤다.
“내가 여씨 가문 후계자 자리가 진짜로 탐낸다면 굳이 안씨 가문이랑 정략결혼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
여원 그룹 산하의 계열사 임원 중에는 이미 예전부터 여진우의 사람들이 많았다.
여진우가 마음만 먹으면 그의 말 한마디에 움직일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신명준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래도 이게 훨씬 빠른 길이잖아!”
신명준 역시 그의 배경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솔직히 네가 여민찬보다 못한 건 장남 자격, 딱 그거 하나야. 그 꼰대들이 여민찬 편을 드는 것도 결국 네가 밖에서 낳아 온 아이라는 것 때문 아니야? 그거 하나 붙잡고 늘어지는 거지. 근데 그게 뭐 어때? 여씨 가문의 피를 나눠 가진 건 너무 마찬가지잖아. 예전에 네가 가문 들어올 때, 친자확인 검사만 몇 번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했었지? 진짜 여태권 회장의 친 손자가 아니었으면 애초에 여씨 가문 문턱도 못 밟았겠지.”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났으면서 여민찬은 태어날 때부터 후계자 대접을 받았고 여진우는 수없이 많은 위기를 넘기고 피투성이가 되어 그 자리까지 올라왔던 것이었다.
그 지난한 싸움을 누구보다 곁에서 지켜본 신명준이라서, 여진우가 이렇게 허무하게 손을 놓는 게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다.
“안세영이 요즘 너랑 결혼하겠다고 난리잖아. 너만 결심하면 절대 여민찬한테 안 갈 거야. 그러면 안씨 가문도 당연히 네 편에 설 테고, 나머지 어중이떠중이들은 신경 쓸 필요도 없지.”
이렇게 구도와 정치적 계산까지 빠짐없이 설명하는데도, 여진우는 아무 말 없이 펜을 들어 조용히 서류에 사인했다.
서명을 끝낸 뒤, 마치 아무것도 듣지 않은 듯 무심하게 말했다.
“이제 다 끝났냐?”
신명준이 멋쩍게 입을 다물자, 여진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가 널 밀어서 여씨 가문 후계자 만들겠다.”
“...”
여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신명준 옆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우리 소정이는 온실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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