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윤채원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시야 한켠에 남자의 목덜미가 불거져 있는 게 스쳤다.
둘은 그대로 소파 위로 쓰러졌다.
배유현의 손가락은 윤채원의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파고들어 뒤통수를 감싸듯 움켜쥐었고 다른 한 손은 그녀의 허리를 붙잡아 자신의 품 쪽으로 눌렀다.
윤채원은 마치 도마 위에 눌린 생선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생선조차 팔짝팔짝 튈 수 있는데 지금 자신은 완전히 꼼짝 못 하고 있었다.
그녀가 간신히 배유현의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 그의 몸은 단단하고 묵직했다.
도대체 평소 어떻게 단련한 걸까.
순간, 충동처럼 윤채원은 그의 입술을 향해 손을 뻗고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맞댔다.
배유현은 순간 멈칫했다.
두 사람은 코앞에서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깊은 고대의 우물처럼 한 번 빠져들면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
윤채원의 심장이 조여 오는 듯했다.
단 2초, 그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의 입맞춤은 점점 강해지고 격렬하게 다가왔다.
그는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
오히려 입술에 느껴지는 쓴맛과 통증이 그를 더 흥분하게 하는 것 같았다.
윤채원은 자신이 입술을 물어버린 것을 후회했다.
그녀는 이 남자가 여자가 저항할수록 더 흥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도 그랬다. 그녀가 몸부림치고 울수록 그는 상황을 장악하며 주도권을 쥐었다.
강아지 두 마리가 소파 옆에서 짖었다.
윤채원의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 버렸다.
숨은 막히고 정신은 몽롱했다.
배유현의 손은 허리에서 위로 이동하며 피부를 따라 밀착했다.
그 사이, 윤채원은 밤 산책을 나올 때 입었던 검은 롱패딩이 바닥에 흩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아, 나까지 취할 것 같네.’
아마 갑작스러운 전화벨이 울리지 않았다면 이 상황은 계속될 뻔했다.
패딩 속에서 핸드폰이 진동했다.
두 사람만 숨 쉬고 있는 거실에 진동 소리는 유난히 또렷하게 울렸다.
윤채원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숨을 깊게 들이쉬며 볼을 붉혔다.
검은 머리칼은 이미 흐트러져 있었다.
배유현도 잠시 멈칫했다.
입술 위에 선명한 상처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