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학교 문 앞에 도착한 배유현은 차에서 내려 차 문에 기대어 서서 시간을 확인했다.
마침 배씨 가문의 가사도우미가 강지훈을 데리러 왔다가 그를 발견하고 반가운 얼굴로 인사했다.
강지훈도 문 앞을 나서다가 그를 발견하자 눈을 반짝이며 달려와 옷깃을 붙잡고 말했다.
“삼촌! 저 데리러 온 거예요?”
배유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아니.”
“그럼 학교에 뭐 하러 왔어요?”
바로 그때 작은 책가방을 멘 윤아린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그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아저씨.”
배유현은 냉정했던 눈빛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지더니 아이의 손을 잡아 먼저 차에 태웠다.
강지훈도 덩달아 타려 하자 배유현은 손바닥으로 아이의 뒤 목을 가볍게 눌러 세우며 말했다.
“넌 아줌마랑 같이 가.”
강지훈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삼촌, 저 다 알아요.”
배유현은 도우미에게 눈짓으로 강지훈을 집에 데려가라고 알리며 무심히 물었다.
“뭘 안다는 거야?”
“삼촌이 윤아린이랑 데이트 가는 거잖아요. 제가 가면 방해되니까 데리고 안 가는 거죠.”
배유현은 어이없다는 듯 미간을 문질렀다.
옆에 서 있던 도우미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도련님이 할머니랑 드라마를 너무 보셔서 그래요. 완전히 빠졌어요.”
배유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강지훈.”
“제 말이 맞죠? 저 안 가도 돼요. 대신 다음에 제가 채채랑 데이트할 땐 삼촌도 절대 끼어들지 말아요.”
어린아이의 목소리였지만 억지로 어른 흉내를 내는 말투였다.
평소 같았으면 배유현은 웃어넘겼을 것이지만 오늘은 끼어든다는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그는 표정을 굳히며 아이를 번쩍 들어 가사도우미 차에 태웠다.
“너 그런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앞으로 할머니랑 그런 드라마 좀 적당히 봐.”
강지훈은 창문에 매달려 끝까지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럼 약속이에요. 저도 채채랑 단둘이 데이트할 거예요. 삼촌, 오늘 윤아린을 괴롭히면 안 돼요. 그럼 나중에 우리 사이가 아주 복잡해질 거라고요!”
배유현은 가라앉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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