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문을 연 건 한 젊은 남자였다.
짧게 자른 머리에 안경을 쓴 그는 차분하고 깔끔한 모습이었다.
그는 배유현을 바라보았고 배유현도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그를 마주 보며 입술을 오므렸다.
윤아린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말했다.
“윤호 아저씨.”
정윤호는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물었다.
“아린아, 오늘 나가서 재밌게 놀았어?”
그는 윤아린이 오늘 저녁 외출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배유현을 한 번 쳐다보기만 했는데도 그의 존재감이 범상치 않음을 직감하며 약간 긴장하고 어색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아린이를 데려와 주셔서 고마워요.”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지만 배유현의 귀에는 민감하게 들렸다.
‘이 사람은 어떤 신분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고맙다는 말을 내가 당신 같은 사람한테서 들을 필요는 없을 텐데.’
배유현은 아이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장윤호가 문 앞에 서 있었지만, 배유현은 어깨를 살짝 스치며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키는 장윤호보다 훨씬 컸고 존재감은 차갑고 강렬했다.
장윤호는 코를 긁적이며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거실은 배유현이 마지막으로 왔을 때와 똑같이 작지만 아늑했고, 조명은 따뜻한 노란빛을 띠었다.
작은 흰색 테이블 위에는 꽃 한 다발과 작은 케이크, 그리고 핑크색 책가방이 놓여 있었다.
주방에서 윤채원의 목소리가 들리자 배유현은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주방 쪽을 향했다.
그녀는 등을 돌린 채 연한 청색 니트와 흰색 캐주얼 바지를 입고 있었고 매끈한 긴 다리에 손 한 뺌으로도 감쌀 수 있는 허리를 갖고 있었다.
윤아린이 달려가 그녀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엄마.”
윤채원은 웃으며 아이를 반겼다.
“오늘 재밌었어?”
“네, 재밌었어요. 근데 윤호 아저씨는 왜 우리 집에 오신 거예요?”
아이의 말에 배유현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아이마저 남자가 집에 있는 이유를 의아해하는 눈치였다.
윤채원은 그의 소리를 듣고 눈을 올려 쳐다보았다.
배유현은 다시 소파로 돌아가 앉아 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