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엄마, 우리 다음 주말에도 증조할머니 뵈러 갈 수 있어요?”
윤채원은 휴지를 뽑아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감정은 인간의 본성이고 헤어짐은 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방학이 되면 우리 할머니 집에 다시 와서 오래 머물자.”
가방을 열자 안에는 물건들이 꽉 차 있었다.
최근 외할머니가 집에서 모아두신 간식들이었다.
대도시에서는 이미 잊혀진 계란 크림 파이, 과자, 딱딱한 사탕 같은 것들이었다.
그리고 윤채원이 몰래 침대 밑에 두었던 사십만 원도 외할머니는 다시 가방에 넣어주셨다.
“이거 증조할머니가 우리한테 주신 거예요?”
윤아린은 기뻐하며 사탕 두 알을 꺼내 하나는 윤채원에게 주고 하나는 자기 입에 넣었다.
윤채원은 다시금 눈시울을 붉혔다.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의 삶이 행복하고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이해심 많은 딸이 있고 자신을 아껴주는 외할머니도 있으니 말이다.
사탕은 평범하고 값싼 것이었지만 그녀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가장 달콤했다.
윤채원은 아이의 수술이 끝나고 회복까지 하면 함께 시골에 내려와 생활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시골 생활이 자신에게 더 맞을 거로 생각했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오후 여섯 시였다.
늦은 밤은 아니었지만 겨울의 여섯 시면 하늘은 이미 어두워질 때였다.
“엄마, 이거 엄마 택배예요?”
신발을 갈아신던 윤채원은 신발장 위에 포장 박스를 발견했다.
그녀는 주문한 물건이 없었고 박스에는 택배 송장도 없었다.
의아한 표정으로 박스를 열어보니 핑크색 책가방이 들어 있었다.
책가방은 윤아린의 어깨에 딱 맞는 크기였다.
윤채원은 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브랜드를 검색했다.
가방 하나에 몇천만 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한눈에 누가 보낸 선물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윤채원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저씨가 너한테 선물해 준 거야.”
배유현은 장윤호가 준 책가방과 케이크를 모두 버리고 따로 사서 보낸 것이었다.
윤채원은 그의 뜻을 알 것 같았지만 왜 그랬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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