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화
지난번, 박영란은 윤아린의 머리카락 한 가닥을 몰래 챙겨 유전자 검사를 하려 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배갑수가 단박에 나서 그녀를 막아섰다.
“일흔 넘은 노인이 정신이 오락가락해서는 원... 그런 막장 드라마 좀 적당히 보라고. 쯧쯧.”
그러나 박영란은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나는 보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연기도 해요. 우리 집에서 운영하는 제작사랑 벌써 계약도 마쳤는데 모르셨죠? 곧 드라마 촬영 들어간다고요! 내가 맡은 역할이 바로 재벌가 사모님이에요.”
배갑수는 말문이 막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결국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채 자리를 떴고 그 모습을 본 집사는 부랴부랴 주방으로 내려가 요리사에게 저녁을 다시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내 조심스럽게 식사를 다시 가져다드리며 몇 마디 말로 달래 보려 애썼다.
결국 배갑수는 깊은 한숨을 내쉰 후 체념하듯 말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둬.”
며칠 동안 윤채원은 회사를 쉬고 진정숙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다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다행히도 눈의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무리하지 않고 집에서 조용히 요양하며 식단만 잘 챙기면 된다는 의사의 말에 윤채원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며칠이 더 흐르고 윤채원은 다시 출근 준비를 시작했다. 그녀는 진정숙에게 간병인을 둘까 조심스레 제안했지만 진정숙은 소파에 누운 채 오디오북을 들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간병인은 무슨. 내가 어디가 불편하다고 그래? 그냥 눈만 안 보이는 거지, 여긴 내가 평생 살아온 집이야. 눈 감고도 뭐가 어디 있는지 다 알아.”
“아린이가 내 눈이 돼주면 돼. 배고프면 배달 음식 시켜 먹으면 되잖아. 걱정 마. 나나 너 딸이나 굶을 일은 없을 테니까.”
그 말에 윤채원은 웃음을 터뜨렸고 진정숙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너 설마 내가 배달 앱도 못 쓸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나 진짜 할 줄 아는 거 많아. 아마 너 깜짝 놀랄걸?”
물론 시력이 불편해 친구들과 고스톱을 칠 수 없고 외출이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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