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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그는 방 안의 어둠 속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눈이 서서히 어둠에 익숙해지자, 먼저 침대 곁으로 다가가 윤아린의 수액 상태부터 살폈다. 그리고 이내 시선을 돌려 책상에 엎드린 채 잠든 여자를 바라보았다. 윤채원에게 다가가 옷걸이에 걸려 있던 외투를 조심스럽게 꺼내 어깨에 덮어주자, 따뜻한 감촉에 윤채원이 눈을 떴다. 그녀는 흐릿한 시선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눈가를 비볐다. “일 끝났어요?” “네.” 막 단잠에서 깬 그녀는 문득 으슬으슬한 몸을 느끼며 외투 소매를 꼭 움켜쥐었다. 그때였다. 창밖에서 번개 한 줄기가 어둠을 가르며 내리쳤고 방 안은 순식간에 대낮처럼 환히 밝아졌다. 번쩍이는 섬광 속, 남자의 선명한 이목구비와 그녀의 촉촉한 눈, 살짝 벌어진 입술이 그대로 드러났다. 곧 이어진 빗줄기는 창을 세차게 두드리며 방 안의 모든 기척을 삼켜버릴 듯 요란하게 쏟아졌다. 하지만 그런 소란 속에서도 배유현의 시선은 단단히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그 순간, 숨결이 서로에게 엉켜들기 시작했다. 입술과 입술이 닿았고 혀와 혀가 뒤엉켜 들이치는 장대비처럼 격정적으로 휘몰아쳤다. 창문 앞, 그는 그녀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싸안았고 윤채원은 반사적으로 유리창에 손을 짚었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빗줄기가 미친 듯 쏟아졌고 번개는 다시 하늘을 찢으며 그들을 밝혀냈다. 그 섬광 속, 윤채원은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부드럽게 돌려세워 거추장스럽던 검은색 패딩을 벗겼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문득 또 다른 기척을 느꼈다. 이 공간 어딘가에 그녀의 딸, 윤아린의 숨소리가 있었다. “여기서 하지 마요.” 속삭이듯 떨리는 목소리에, 배유현은 말없이 그녀를 품에 안고 화장실로 향했다. 차가운 타일 바닥 위로 발이 닿는 순간부터, 두 사람의 숨결은 더욱 뜨겁게 얽혀들었다. 그는 그녀의 뺨에, 입술에 키스를 퍼부으며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바지 주머니로 이끌었다. 이내 쉰 목소리가 귀에 파고들었다. “꺼내요.” 그녀의 손끝에 단단한 모서리가 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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