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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윤채원의 등이 차가운 거울에 부딪히는 순간, 남자의 뜨거운 손바닥이 그녀의 등뼈를 따라 천천히 미끄러졌다. 뼈마디마다 닿는 감촉은 차갑고도 뜨거워 그녀의 정신을 아찔하게 흔들었고 익숙할 만큼 노련한 손길에 본능처럼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한때 배유현은 자주 그녀를 원했다. 피부 위엔 아직 옅은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 위로 곧장 새로운 자국이 덧입혀지곤 했다. 그는 유독, 그런 순간에 뒤에서 그녀를 안는 걸 좋아했다. 그는 성다희의 얼굴을 보려 하지 않았다. 그 사실이 윤채원을 더 초라하고 슬프게 만들었다. 늘 불을 꺼둔 채, 마치 그녀의 얼굴을 보면 기분이 나빠진다는 듯, 무심하게 행동에 성다희는 늘 상처받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 사이에 전혀 아름다운 기억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사람 없는 학교 구석에서 조심스럽게 그의 손끝에 닿았다가, 몰래 그의 손을 꼭 잡았던 그날을 윤채원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있었지만 그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 모든 기억은 윤채원에게만 아름다웠던 걸지도 모른다. 오만한 천재였던 그에게는 그저 수치스럽기만 한 흑역사였을 뿐. 7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눈앞에 선 그를 마주한 순간, 윤채원의 시야는 눈물로 뿌옇게 흐려졌고 콧속이 시큰해지며 숨이 턱 막혀왔다. 참을 수 없던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살짝, 천천히 만졌다. 그러자 배유현은 단숨에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더니, 그녀를 세면대에서 들어 올려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는 몸을 돌려 등을 보였다. 윤채원은 두 손으로 세면대를 짚었다. 고개를 들자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등을 따라 허리까지 촘촘히 내려오는 감촉이 느껴졌고 그녀는 세면대를 힘껏 짚은 채 손끝이 하얗게 질렸다. 배유현은 윤채원이 그 순간에 익숙해질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려주었다. 윤채원은 거울을 바라보았다. 붉게 물든 눈동자, 부풀어 오른 입술, 눈가에 맺힌 눈물, 그리고 그의 손에 흘러내린 검은 머리카락이 가슴 앞에서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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