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화
배유현의 손끝에 절반 피다 남은 담배를 쥐고 있었다.
“그래요. 끊어요. 방해하지 않을게요.”
윤채원은 그의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투를 듣고 덧붙여 해명하였다.
“저 방금 씻고 잠옷을 입고 있어서 나가서 통화하기가 불편해서 지금 화장실에서 통화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목소리를 낮추는 거라고요. 부대표님은 술을 좀 드셔서 지금은 창가 의자에 누워 있어요.”
“응.”
여자가 온화한 어조로 말하는 걸 들으면서 배유현은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꾸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윤채원은 끊어진 전화를 보며 고개를 저은 뒤 긴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의 마음은 헤아리기 힘들다고 하는데 배유현의 마음이야말로 파악하기 더욱 힘들었다.
그녀는 볼을 비비고 나서 화장실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핸드폰이 다시 울리면서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니 배유현의 얼굴이 보였다.
조명 밑에 있는 그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는데 윤곽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였고 오뚝한 콧대가 얼굴에 은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는 벽에 기대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핸드폰 너머로 윤채원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고 방금 샤워를 마쳐서 그런지 온몸에서 나른하고 향긋한 냄새를 풍기고 있는 것 같았다. 헐렁한 목욕 가운을 입었고 머리카락은 반쯤 마른 상태로 늘어져 있었으며 머리 위에 잔머리가 솜털처럼 부풀어 올라와 있었다.
윤채원은 배유현의 영상 통화에 당황해서 무의식적으로 옷깃을 여미고 일어섰다.
“또 무슨 일이 있어요?”
“일이 없으면 윤채원 씨랑 통화하면 안 돼요? 반드시 일이 있어야 해요?”
오늘 배유현은 윤채원의 집에 찾아왔지만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윤채원 시어머니 댁의 문을 두드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야근 중이라 생각해서 여태까지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출장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배유현은 영상 속에 있는 여인의 목덜미에 드러난 붉은 자국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몸에 이런 흔적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보고 싶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