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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지나갈 수도 없고 잊을 수도 없다. 그저 깊은 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몰래 울 뿐이다. 거실 안에는 간헐적인 흐느낌만이 울려 퍼졌다. 늦은 오후, 윤아린이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왔다. 박영란은 눈가를 닦고 직접 구운 건강한 쿠키 상자를 열었다. “아린아, 할머니한테 오렴.” “할머니.” 윤아린은 다가와 박영란 옆에 앉더니 쿠키 한 조각을 집어 들고 첫 번째 조각을 건넸다. “할머니, 먼저 드세요.” 박영란은 순간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작은 손이 내민 쿠키를 받으며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 그녀는 손수건으로 눈가를 꾹 눌렀다. 윤채원은 조용히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주전자에 물을 채우고 다시 불을 켰다. 뒤이어 안옥정이 따라 들어왔다. “윤채원 씨,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은 그냥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사모님께서 하소연 좀 하시게요. 말씀 많다고 부담 갖지 마세요. 그 일은 벌써 20년도 넘은 일이지만 집에서는 아무에게도 꺼내지 못하세요. 한 번 꺼내면 가족 모두가 함께 울게 되니까요. 사모님께서도 그게 싫어서 참으시지만 그래도 친자식의 일인데 어머니가 어떻게 잊겠어요.” 윤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해요. 알고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마음 한편이 씁쓸하게 저렸다. “정말 감사해요, 윤채원 씨.” 안옥정은 거실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곧 새해가 지나면 도련님 생신이 다가오죠. 그 시기가 되면 회장님도, 사모님도, 도련님도 모두 힘들어하세요. 겉으론 즐겁게 생일을 보내지만 사실은 다들 버티고 있을 뿐이에요. 연회가 끝나고 밤이 되면 결국 혼자 울어요.” 윤채원은 배유현과 함께했던 세 번의 생일을 떠올렸다. 그는 매번 술을 많이 마셨다. 한 번은 친구들과 생일을 보냈는데 그날 그는 아주 즐거워 보였다. 윤채원은 아파트에서 그를 기다렸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새벽, 그가 돌아왔을 때는 온몸이 열에 달아올라 있었다. 그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녀에게 꺼지라고 말했다. 그 말에 윤채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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