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8화
윤채원은 사진 속 얼굴을 응시하며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사진은 힘없이 손끝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그때, 송설화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다희야, 사진 찾았어?”
“네, 찾았어요.”
윤채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
송주시 제일병원 간호사실.
한 여간호사가 휴게실 쪽을 향해 걸어가는 남자의 실루엣을 보고 걸음을 멈추더니 옆에 있던 동료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속삭였다.
“배 선생님 출근하셨네요.”
“일주일 휴가를 쓰신다더니 오늘 출근하신 거예요?”
또 다른 간호사가 고개를 들고 두 손으로 책상을 짚은 채 말했다.
“배 선생님, 요즘 좀 수척해 보이지 않아요? 조금 마르니까 병약한 미남 느낌이 나서 더 멋있어 보이네요. 예전엔 너무 차가워서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심우빈 선생님 말씀으로는 배 선생님이 실연당하셨대요.”
순간, 간호사실 안에는 수군거림과 추측이 파도처럼 번졌다.
“정말요? 배 선생님이 실연이라고요?”
“그 얼굴에 여자한테 차였다고요?”
“그런 느낌 안 들어요? 눈빛에 쓸쓸함이 묻어나잖아요. 심우빈 선생님 말씀으로는 다음 주에 문한철 선생님과 함께 서안시 병원에 연수 간대요. 아마 마음이 복잡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배유현은 늦은 밤, 배씨 가문 저택에 잠시 들렀다.
서재에서 자료를 정리하던 중 박영란이 과일 접시를 들고 문을 두드렸다.
배유현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박영란은 단 일주일 만에 확 달라진 아들의 모습을 알아챘다.
그의 얼굴선은 더욱 각져졌고 양 볼은 움푹 들어가 있었다.
“유현아, 무슨 일 있어?”
박영란은 왠지 전보다 더 차가워진 아들의 기운을 느꼈다.
안경 너머로 스치는 눈빛은 평소보다 더 날카로웠고 전신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저 다음 주에 서안시로 출장 가요. 2주 정도 있을 예정이에요.”
배유현은 컴퓨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평온하게 말했다.
박영란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 여자하고는 어떻게 된 거니?”
배유현은 숨을 고르며 화면을 응시한 뒤 문서를 저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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