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화
윤채원은 휴가를 내기로 했다.
7월 12일, 마침 윤아린의 초등학교도 여름방학을 시작했다. 윤채원은 외할머니와 딸을 데리고 송주시로 향했다.
늘 진정숙을 만나보고 싶다고 하던 송설화는 진정숙을 만나자마자 오래 알던 사이처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정숙은 진도준을 늦게 낳은 고령 산모로 올해 여든여섯이 되었다.
서로 편한 대로 하자며 진정숙은 송설화를 ‘언니’라 부르기로 했다.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서로 손을 잡고 오후 내내 집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채원은 이를 막지 않았다. 자신의 결혼 생활처럼 어떤 일들은 감출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저녁때, 퇴근한 진도준이 집으로 돌아왔다.
진정숙의 연락을 받은 듯 그는 윤채원 일행이 온 것을 알고 과일을 사 왔다.
윤아린은 진도준을 보자 기쁜 목소리로 불렀다.
“아저씨!”
윤채원은 고개를 살짝 숙였고 그 순간 외할머니의 시선이 느껴졌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진정숙이 먼저 입을 열어 어색한 침묵을 깼다.
“설화 언니, 저는 채원이와 아린이가 무척 마음에 들어요. 두 사람이 잘 안된 건 전부 도준이 문제죠. 제 아들이 복이 없어서 그래요.”
송설화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다희가 운이 좋은 거지. 이렇게 좋은 가족을 만나게 됐는데.”
“이제 채원이는 제 큰딸이나 다름없고 언니는 제 친언니나 다름없어요. 앞으로 우리 한 가족이니까 송주시에 오실 때는 꼭 여기 머물러야 해요. 위층 방도 비어 있고 도준이 방도 곧 장식이 끝나가요. 이번에도 좀 머물다 가세요. 특히 아린이는 방학 동안 쭉 여기서 보내.”
그날 밤 윤채원은 위층 방을 정리했다.
침구는 모두 갖춰져 있었고 윤채원과 송설화는 한 침대에 누워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채원은 옆으로 누워 외할머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저, 여기서 기분 좋게 잘 지냈어요. 아주머니랑 도준 오빠도 저를 잘 챙겨주었고요. 할머니를 더 이상 속이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몇 마디 말로 다 설명하기는 어려워요.”
“오래전에 이미 눈치챘어. 영상 통화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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