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화
그녀가 말을 잃어버리자마자 배유현이 나타났으니 말이다.
‘나를 바보로 아는 건가?’
“윤채원 씨, 배 대표님과 함께 말을 타고 돌아오신 걸 보니 두 분 꽤 친하신가 봐요?”
초대받은 노비아의 부대표가 와서 말을 건넸다.
윤채원의 얼굴에는 형식적인 미소가 가득했다. 마치 호텔 로비의 안내 데스크 직원과 다를 바 없었다.
“모르는 분이에요. 오늘이 두 번째 만남이거든요. 배 대표님께서 친절하게 도와주신 덕분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어요. 아, 그리고 송 비서님께서 제 말을 데려다주신 것도 정말 감사드려요.”
민혜진은 윤채원의 말에 담긴 비꼬는 듯한 뉘앙스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윤채원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배진 그룹의 새로 부임한 대표님은 과거에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차갑고 냉정한 얼굴로 주변 사람들의 숭배를 받으며 자라온 사람이었기에 윤채원이 그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작은 도움일 뿐입니다. 윤채원 씨를 모셔다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네요.”
배유현은 손을 들어 뒤로 돌아가 있던 목걸이를 다시 앞으로 가져와 옷깃 안에 넣었다. 어둠이 짙어지는 가운데 은은한 빛이 잠시 스쳤다. 그는 단추를 채우고 나직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윤채원은 방금 스쳐 지나간 희미한 빛을 보았다.
진주의 광택이었다.
그녀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보았다.
배유현의 목덜미에 걸려 있던 것은 분명 여성용으로 보이는 섬세한 진주 목걸이였다.
겉으로는 감히 수군거리는 사람은 없었지만 모두의 눈빛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오직 윤채원, 그녀만이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돌려 민혜진을 데리고 샤워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을 때 민혜진이 물었다.
“아까 배 대표님 목에 걸려 있던 목걸이 봤어요? 혹시 공개 안 한 비밀 결혼이라도 한 건 아닐까요?”
윤채원은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 대충 똥머리를 만들었고 민혜진은 어깨까지 오는 단발머리에 머리띠를 착용했다.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던 그녀는 읊조렸다.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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