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화
윤채원은 머리를 남자의 가슴팍에 쿵 받았고 아픈 듯 이마를 문질렀다.
상대의 가슴팍이 너무 딱딱하고 뼈밖에 없는 것 같았다.
“아... 린아...”
윤채원은 손을 뻗어 남자의 머리카락을 만져보았다. 축축했다.
“아린, 으, 너 씻...었어...? 씻었으면 잘 말려야 해... 안 그럼 감기 걸려...”
그녀의 입술 사이로 알코올 향이 새어 나왔다.
촉촉한 눈망울은 살짝 풀려 있었고 칠흑같이 검은 긴 머리카락은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여인의 머리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과 몽롱한 술기운이 뒤섞여 마치 실체처럼 배유현의 주변을 감쌌다.
그는 원래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려 했지만 윤채원은 자연스럽게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꿈쩍도 하지 않자 그의 목욕 가운 깃을 움켜쥐고 웅얼거렸다.
“아린아, 비켜 봐...”
배유현은 몸을 비켜섰다.
그러자 그녀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현관에서 신발을 툭 차듯 벗어 던지고 붉게 상기된 뺨은 술기운에 잔뜩 물들어 정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듯했다. 그녀는 두 팔을 뒤로 뻗어 등 뒤에 달린 원피스 지퍼를 힘겹게 내리려고 애썼다.
윤채원은 오늘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치맛자락이 꽤 길었다. 걸을 때마다 찰랑거리는 치맛자락 아래로 가늘고 하얀 발목이 드러났다.
그녀는 맨발로 짙은 회색 나무 바닥을 걸어갔다. 남자는 시선을 내리깔아 칠흑 같은 눈으로 그녀의 발을 응시했다. 그러고는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윤채원은 피곤하고 졸리고 어지러운 데다, 손이 닿지 않아 애를 먹자 결국 옆에 있는 ‘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린아, 엄마 지퍼 좀 풀어줘.”
섬세한 뼈마디가 드러난 손이 그녀의 등을 덮고 있는 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올려 가녀린 목선을 드러냈다. 손가락은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 사이를 천천히 빗질하며 시간을 멈춘 듯 섬세하게 움직였다.
손가락 끝은 아쉬운 듯 찰랑거리는 머리카락 한 가닥을 살짝 쥐었다가 놓고는 지퍼를 잡고 아래로 내렸다.
이 지퍼는 허리까지 이어져 있었다.
윤채원은 비몽사몽 간에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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