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화
남자는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워 손바닥으로 윤채원의 뺨을 감쌌다. 그의 손바닥은 그녀의 부드러운 뺨에 빈틈 하나 없이 밀착되었고 엄지손가락은 섬세한 귓불 뒤쪽의 매끄러운 피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칠흑같이 검은 그의 눈동자에는 평소에는 애써 감추려 했던 짙은 욕망과 애틋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그는 나지막하고 쉰 목소리로 윤채원의 이름을 불렀다.
억누를 수 없는 가벼운 입맞춤이 그녀의 뺨, 목덜미에 닿았고 숨결 사이로 그녀에게서 나는 익숙한 향기를 미친 듯이 들이마셨다.
배유현의 입맞춤은 아주 가벼워서 그녀의 피부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마치 잠자리가 잔잔한 수면 위를 스치며 날아가는 듯했다.
오직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었을 때만 희미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으...”
윤채원은 몽롱한 상태로 무의식적으로 밀어내려고 했다. 끈적끈적하고 무더운 공기가 그녀의 숨통을 조여왔고 무거운 무언가가 그녀의 몸을 짓누르는 듯한 불쾌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저 살짝 밀었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중얼거렸다.
“감자, 착하지. 침대에 올라오면 안 돼... 너 며칠 동안 목욕 안 했잖아...”
윤채원의 무의식 속에서는 감자가 그녀의 얼굴을 핥고 있다고 착각했다.
감자는 어릴 적부터 윤아린과 함께 자랐고 잠자리에 들 때도 윤아린의 침실 안이나 문 앞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곤 했다.
다만, 부드러운 강아지 털과는 달리 어딘가 까끌거리는 낯선 감촉이 느껴졌다.
때때로 가슴에 닿기도 했다.
윤채원은 눈을 떴다.
어두컴컴한 빛 속에서 그녀는 몽롱한 정신으로 희미하게 차가운 윤곽을 보았다. 눈을 깜빡이자 술기운이 밀려왔고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결국, 그녀는 다시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다음 날 아침, 윤채원은 무언가가 그녀의 팔을 간지럽히는 듯한 느낌에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자 하얀색 큰 개와 눈이 마주쳤고 윤채원은 멍해졌다.
주변은 낯선 환경이었다.
매우 현대적이고 가벼운 럭셔리 스타일의 인테리어였고 회색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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