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화
배도겸은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아까 서점에서 돌아올 때 가져왔던 작은 녹차 쿠키 상자가 생각나 테이블 위에 둔 것을 가지러 갔다.
그런데 웬걸, 테이블 옆 쓰레기통 안에 녹차 쿠키 세 개가 보기 좋게 버려져 있는 게 아닌가.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가정부를 불러 아깝다고 혀를 찼다.
가정부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아가씨께서 버리셨어요. 쓰레기인 줄 아시고 곁에 있던 쓰레기통에 버리셨나 봐요. 도련님께서 가져오신 것인 줄은 몰랐습니다.”
배소영이 걸어왔다.
“아빠가 가져오신 거였어요? 저는 플라스틱 포장 상자가 너무 싸구려 같고 안에 과자 몇 개 들어 있길래 가정부 중에 누가 여기에 쓰레기를 둔 줄 알고 버렸어요.”
그녀는 걸어와 배도겸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리며 흔들었다.
“아빠, 제가 벌로 맛있는 쿠키 한 상자 가득 사다 드릴게요. 삐치지 마세요.”
배도겸은 이런 사소한 일로 딸에게 화를 낼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손을 뻗어 배소영의 코를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이제 곧 결혼할 애가 아직도 이렇게 철이 없어서 어쩌니. 시집가면 얌전하게 살아야지.”
“지욱이는 신경 안 써요.”
배소영은 배도겸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아빠, 저는 정말 아빠와 가족들이 그리울 거예요.”
배도겸이 위층으로 돌아와 문을 열자 차아영이 전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너희들은 도대체 얼마를 더 원하는 거야? 방미영,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배도겸이 들어오자 차아영은 전화를 끊고 몸을 돌려 배도겸의 팔짱을 꼈다.
“무슨 일이야?”
배도겸은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차아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둘러댔다.
“아무것도 아니야. 예전에 알고 지내던 친척들이 돈을 빌려달라고 졸라서 쫓아버린 거야.”
송하련이 이름을 바꾸고 신분을 세탁한 사실을 배도겸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차아영의 손을 따스하게 감싸 쥐며 말했다.
“당신이 처리할 수 없으면 만석이를 시킬게.”
그는 차아영이 과거의 아픈 기억에 사로잡힐까 봐 그녀를 포근하게 안아주며 속삭였다.
“이제 지난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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