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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윤채원은 끝내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방미영을 용서할 생각도, 송철용의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도 없었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그렇게 다정했던 외삼촌은 이제 시간 속의 잔상일 뿐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들과는 앞으로 다시 마주칠 일도 없을 것이다. 설날인 이날, 배씨 가문은 유난히 북적였다. 배갑수는 다른 외부인의 방문을 제한하고, 선물을 들고 찾아온 사람들에겐 준비된 답례품만 전해 돌려보내게 했다. 덕분에 대문 앞에서 발길을 돌린 사람도 적지 않았다. 몇 개의 응대실에는 배씨 본가 쪽 친척들이 나뉘어 앉아 있었다. 박영란은 윤채원의 손을 꼭 잡고 한 사람씩 인사시키며 소개했다. 점심에는 손님을 맞이하려고 식당을 두 곳이나 빌렸다. 밤이 되자 윤채원의 손에는 봉투가 제법 두툼하게 쌓였다. 윤아린도 세뱃돈과 선물을 잔뜩 받았는데, 가슴에는 작은 곰 모양 다이아 브로치가 달려 있었다. 배유진이 준 것이었다. 윤채원은 윤아린의 옷매무새를 정리해 주다가 선물들 사이에 섞인 크래프트 종이봉투 하나를 발견했다. 안에는 ‘증여 계약서’가 들어 있었다. “이건 뭐야?” 윤채원이 묻자 윤아린이 말했다. “큰아버지가 주셨어요.” 윤채원은 곧바로 배도겸을 찾아 2층 서재로 올라갔다. “큰오빠, 이건 너무 큰 선물이잖아요.” 배도겸이 윤아린에게 준 건 정원이 딸린 별장 한 채였다. 시가 100억 원짜리였다. 배도겸은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그 애한테 준 거야. 지난번에 바둑 두다가 내가 졌거든.” 그리고는 덧붙였다. “엄마인 네가 그 애가 성인이 될 때까진 대신 보관해 줄 수 있어. 하지만 네가 대신 거절할 순 없어.” 윤채원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큰오빠, 정말 고마워요.” 배도겸은 웃으며 바둑판을 가리켰다. 이미 판이 다 깔려 있었다. “아린이 데려와서 나랑 한 판 둬. 너는 오래 붙잡아두면 안 돼. 괜히 배유현 눈치 볼 일 만들기 싫다.” 윤채원이 웃었다. “윤아린이랑 배유현 씨는 아래에 있어요. 오늘 오전에 눈 왔잖아요. 마당에서 둘이 눈사람 만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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