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그러고 난 후 문 쪽으로 몸을 붙이고 앉았지만 문이 잠겨있다는 걸 알기에 아무 소용이 없었다.
윤채원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차창 밖은 휑한 도로에 드문드문 지나가는 차량뿐이었고 양옆은 공장들이 가득 늘어선 도시 외곽이었다.
조용하고도 외진 곳이었다.
긴장감이 온몸을 감쌌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
“지금 겨우 여덟 예쁜 여자를 남편이 아무렇지 않게 일하게 내버려 둔다고요? 내가 남편이었으면 절대 안 그러지.”
운전기사의 시선은 윤채원의 하얀 목덜미에 고정되더니 혀로 입술을 핥았다.
윤채원은 그런 중년의 운전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겉보기엔 순박한 외모였지만 그 눈빛은 너무도 노골적이고 음흉해 불안이 윤채원을 감쌌다.
가방에 넣은 손은 이미 호신용 스프레이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핸드폰을 꺼냈다. 어두컴컴한 도로를 바라보며 설진태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쨌든 설진태의 공장에서 나온 것이었으니까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설진태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아마도 아직도 바쁘게 일하는 모양이었다.
윤채원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머릿속에는 납치당한 젊은 여성들이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 장면이 스쳐 지나갔던지라 핸드폰을 움켜쥔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참 재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몇 초간 망설이니 어느새 이마엔 식은땀이 맺혔다. 사실 당장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운전기사가 아직 별다른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괜히 경찰에 신고하면 운전기사를 자극하는 꼴이 될까 봐 두려웠다.
살면서 알게 된 남자도 그리 많지 않았고 아는 남자도 적었다. 디자인팀에는 전부 여자들뿐이었다.
윤채원은 코코아톡을 뒤져보다가 한서우에게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간단히 보냈다.
한서우는 바로 그녀에게 걱정 말라며 남자친구와 함께 데리러 오겠다고 대답했다.
윤채원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고개를 들자 백미러로 자신을 훔쳐보는 운전기사와 눈이 마주쳤고 손이 떨리더니 한 번호 위에서 멈추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결국 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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