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윤채원은 미소 지었다.
“지훈이가 좋아하니까 다행이네.”
그녀는 무심결에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여 윤아린을 가볍게 감싸고 아이를 반 친구들 무리 쪽으로 먼저 보냈다.
오늘은 친구들이 많이 왔으니 윤아린도 금세 어울릴 수 있을 터였다.
며칠째 송주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박영란은 관절통 때문에 일어서려면 안옥정의 부축이 필요했다.
그런데 문득 강지훈이 한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2층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뒤따르는 아이들 틈에서 박영란은 그 여자아이의 옆얼굴을 스치듯 바라보았다.
잠시 발걸음이 멈췄다.
곱고 청초한 아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매와 인상이 배유현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그냥 닮은 거겠지...”
박영란은 스스로를 다잡았다.
배씨 집안이 하늘로부터 이런 손녀를 내려받을 운명을 타고났을 리는 없었다.
하나뿐인 아들 배유현의 성격을 박영란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서 묘한 끌림을 느끼는 자신을 부정할 수 없었다.
마침 막 구워낸 블루베리 치즈 에그타르트가 올라왔다.
향긋한 냄새가 가득 퍼지는 가운데 박영란은 쟁반을 들고 2층으로 향했다.
시네마룸 안에는 아이들이 모여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
박영란은 에그타르트를 나눠주다가 소파 구석에 얌전히 앉아 있는 작은 아이를 발견했다.
하얗고 여린 얼굴, 앙증맞은 작은 똥머리, 분홍빛 스웨터가 마치 잘 익은 딸기 케이크처럼 아이를 감싸고 있었다.
박영란의 마음이 단번에 녹아내렸다.
“얘야, 이름이 뭐니?”
“저는 윤아린이에요. 아린이라고 부르면 돼요.”
“아린이라... 참 예쁜 이름이구나.”
박영란은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작은 손을 꼭 잡았다.
“남자애들이랑 놀지 말고 우리 둘이서 놀자. 할머니가 서재에 있는 프로젝터 켜 줄게. 보고 싶은 애니 있으면 말해.”
박영란은 진심으로 아이가 마음에 들었다. 마치 오래 기다려온 인연을 만난 듯한 느낌이었다.
꿈속에서조차 상상했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다가와 배유현을 가리키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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