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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그때, 온설화가 불쑥 다가와 사진을 먼저 집어 들었다. “늦었으니 얼른 자거라.” 온설화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사진을 베개 밑에 살짝 밀어 넣었다. 윤채원은 외할머니의 얼굴빛이 좋지 않은 걸 보고 더는 묻지 않았다. 스물일곱 해 동안 한 번도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엄마. 외할머니가 갑자기 사진을 본 심정이 얼마나 복잡했을지, 윤채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윤채원은 한동안 흰머리만 바라보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윤채원은 외할머니 집에서 묵었다. 방은 그대로 어린 시절 늘 지내던 그 방이었다. 다음 날 아침, 떠나기 전 외할머니는 조심스럽게 카드를 내밀었다. “이건 네가 지금까지 보내준 돈이야. 다 모아놨다. 아린이 수술 꼭 해야지. 조금 남은 건 거기에 보태거라.” 윤채원이 거절하려 하자 외할머니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 가져가면 철용이네가 또 어떻게든 가져가 버릴 거다.” 그제야 윤채원은 조용히 카드를 받아들었다. 은행에 들러 확인해 보니. 지난 7년 동안 자신이 보내온 돈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다. 외할머니는 손 하나 대지 않았다. ‘올해 연말 예상대로 보너스가 들어오면 아린이 수술을 마치고 외할머니도 모셔와 같이 살아야지. 이제 내한테는 할머니뿐이니까.’ 서안시, 오전 10시. 심장외과 대수술 참관. 수술대 위에서 서규태가 직접 메스를 잡았다. 언론의 생중계 속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곱 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수술은 결국 성공적으로 끝났고 수술실 밖에서 서규태는 짧게 인터뷰를 마친 뒤, 조용히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왔다. 멀리서 한 사람이 다가오는 걸 보고 그는 환하게 웃었다. “유현이구나.” 배유현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아저씨.” “저녁엔 집에 들러라. 네 아주머니가 기다린다. 지유도 네가 온다고 아침부터 몇 번이나 물어보더라.” 서씨 가문은 대대로 의약 가문이었다. 서씨 어르신, 서충률 역시 옛날 군의관 출신이었고 배유현의 외조부와는 오래된 친구였다. 그래서 배유현은 매년 시간을 내어 인사차 들렀다. 요즘은 서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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