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화
방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문득 든 생각인데 그는 자신이 채시아가 꽃을 좋아하고 고향에 가고 싶고 벚꽃 보러 가고 싶다는 것을 아는 것 외에는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어색함을 눈치챈 그녀가 쿨하게 말했다.
“우리 약속했잖아요. 더 이상 부부로 지내지 않기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약속이라니? 그건 당신 혼자 결정한 거잖아.”
혼자만의 결정이라...
모든 일에 두 사람의 동의가 필요했다면 혼자 임수아를 만나러 간 건 뭘까?
채시아는 입술을 오므렸다.
“그래요. 아직 19일 남았으니까 그때 가서 약속 지키기를 바랄게요.”
“아침 준비할게요.”
그녀는 몸을 돌려 주방으로 향했다.
가슴이 점점 더 답답해졌다. 그가 한발 다가와 입을 열었다.
“내가 할게.”
흠칫하던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이미 주방 안으로 들어섰다.
고급 정장을 입은 키 큰 남자가 주방에 서 있는 모습이 참으로 이상해 보였다.
자신이 하겠다고 하니 그녀 또한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또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고 그때가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 일에는 능숙하지만 요리 솜씨는 엉망인 그였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맛없으면 사 오라고 할게.”
그가 자리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눈앞에 놓인 싱거운 죽과 약간 탄 계란 그리고 간신히 먹을 수 있었던 해산물 죽을 보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임수아가 올린 사진을 보면 윤성빈은 분명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었다.
“요리할 줄 몰라요?”
그녀가 무심하게 한마디 물었다.
그 말에 그가 흠칫했다.
“당연히 할 줄 알지.”
남자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한쪽 부분이 탄 계란을 버리고 나머지를 그녀에게 건넸다.
“이거 먹어.”
그러더니 그녀의 그릇에 있던 계란을 가져가 탄 부분을 천천히 잘라냈다.
빤히 쳐다보던 그녀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그가 해명했다.
“서툰 것뿐이야.”
그가 어떻게 요리를 할 수 있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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