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나도 순수한 사람 아니라고
남자는 탄탄한 상반신을 드러낸 채 서 있었다. 매끈한 피부 위로 맺힌 땀방울이 복도 조명 아래서 매혹적인 광택을 냈다.
선명하게 갈라진 복근 라인, 매끄럽고 힘이 느껴지는 근육은 극도의 남성미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검은색 운동 반바지를 대충 걸쳐 입고 있었는데 가장자리가 복근 바로 아래에 걸쳐 있어 허리와 복부의 폭발적인 힘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러나 그 아래로 시선이 닿는 순간, 임가윤의 숨이 멎는 듯했다.
결혼을 한 번 한 적 있음에도 뺨은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재빨리 시선을 돌렸지만 심장은 북을 치듯 거칠게 뛰어 통제되지 않았다.
눈앞의 남자는 다름 아닌 얼마 전 초고속으로 결혼한 남편 서지강이었다.
서지강 역시 문을 두드린 사람이 임가윤일 줄은 몰랐는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깊은 눈빛을 보냈다.
“너도 여기에 살아?”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운동 직후의 미세한 숨소리가 섞여 있어 매혹적이면서도 허스키했다. 그 울림은 깃털처럼 임가윤의 귓가를 간질였다.
임가윤은 무의식적으로 잠옷 깃을 움켜쥐며 최대한 침착한 척 대답했다.
“네, 바로 아래층에 살아요. 저기, 지강 씨, 운동하시던 거예요? 아니면...”
말끝이 흐르며 상상은 제멋대로 뻗어나갔다.
‘혹시 방 안에 다른 남자라도 있는 건 아닐까? 혼자서 낼 만한 소란은 아니었으니까.’
“시끄러웠어?”
서지강이 물었다.
임가윤은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소리가 조금 컸어요.”
“미안. 다음부터 조심할게.”
“괜찮아요. 계속하세요.”
억지로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로는 제발 그렇게만 해달라고 빌고 있었다.
그런데 서지강은 그녀의 시선이 자꾸 방 안쪽을 향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아예 문을 더 활짝 열며 말했다.
“들어와서 같이 할래?”
그의 시선은 잠옷 아래 드러난 그녀의 가냘픈 몸매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 작은 몸으로는 운동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가윤의 머릿속은 곧 폭발할 듯했다.
‘같이 하자고? 뭘? 이 남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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