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나쁘지 않은 선택
밤새 뒤척이던 임가윤은 결국 터무니없는 꿈까지 꾸고 말았다.
꿈속에서 그녀는 침대에 눌려 있었고 그 위로 서지강이 능글맞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놀라 눈을 뜨니 이미 날이 훤히 밝아져 있었다.
차를 몰아 회사로 향하던 도중, 길가에서 익숙한 모습을 발견한 순간 그녀는 자칫 액셀을 잘못 밟을 뻔했다.
남자가 검은 티셔츠와 작업 바지를 입은 채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땀에 젖은 앞머리가 이마에 흩어져 있었고 몸에 착 달라붙은 티셔츠는 탄탄한 근육 라인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호르몬은 새벽 공기조차 압도할 기세였다.
임가윤의 머리가 순간 멍해졌다. 어젯밤 자신을 설레게 했던 장면이 다시금 떠올랐다.
특히 그...
“빵빵!”
날카로운 경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놀란 임가윤은 급히 핸들을 꺾었고 하마터면 전봇대를 들이받을 뻔했다.
간신히 차체를 안정시키고 나서 그녀는 속도를 높여 빠져나갔다.
룸미러 속 서지강의 모습은 점점 멀어졌고 그는 여전히 묵묵히 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뛰어서 출근하는 건가?’
임가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자가용도 없으면서 무슨 생각으로 월급을 나한테 맡긴 거지?’
왠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
그래도 법적으로는 부부이고 무엇보다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기도 했다.
그의 가난을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시간이 나면 빚을 갚는 셈 치고 차라도 한 대 사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에게 신경 쓰는 이유는 그뿐이었다.
이번 생에는 전생처럼 남자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
미래 테크.
일주일간의 긴급 조정을 거친 끝에 회사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본부장님, 내일 저녁 비즈니스 만찬 관련 자료입니다.”
비서 진수호가 서류 뭉치를 안고 들어왔다.
“만약 우리가 만찬 자리에서 원경 가구와의 시스템 협력 입찰을 따낸다면 미래 테크는 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원경 가구는 국내 인테리어 분야 선두 기업 중 하나였다.
임가윤은 서류를 받아 들고 살펴보다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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