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우리 사촌 오빠와 동거한다고?
김경란은 조명 아래 반짝이는 스포츠카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아가씨, 이 차들은 예전에 아가씨께서 가장 아끼던 것들이잖아요. 이 차들을 잘 보관하시려고 차고까지 확장하셨는데.”
서로 아끼며 사랑하던 두 사람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어 버린 걸까? 그녀는 안타까움만 느꼈다.
“저와 그 사람은 이제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아주머니, 번거로우시겠지만 최대한 빨리 처리해 주세요.”
임가윤은 말을 마치자 곧장 차고 반대편의 열쇠 보관함으로 가서 차 열쇠 꾸러미를 꺼냈다. 그것은 어머니가 작년에 생일 선물로 주었던 것이었다.
“안 기사님.”
그녀는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운전기사에게 지시했다.
“이 흰색 벤틀리를 몰고 제 차 뒤를 따라오세요.”
아파트 아래에 도착했을 때였다.
막 주차를 마친 임가윤의 시선에 슈퍼마켓에서 나오는 서지강의 크고 훤칠한 모습이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컵라면 한 통이 들려 있었고 성큼성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임가윤은 순간 당황했다.
‘월급을 나한테 맡기더니, 가난해서 저녁으로 컵라면밖에 못 먹는 건가?’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곧장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갔다.
신선식품 코너에서 식재료를 고르고 있을 때, 강보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요란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에 임가윤이 먼저 물었다.
“보라야, 네 사촌 오빠 혹시 못 먹는 음식 있어? 아니면 알레르기 같은 거 있어?”
강보라는 다소 당황한 듯 대답했다.
“어? 없을걸? 들어본 적 없어. 그런데 그건 왜 물어봐?”
“그냥 궁금해서.”
“음...”
강보라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의심스러운 말투로 이어갔다.
“참, 나 지금 네 집 앞이거든.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했는데 아주머니가 네가 이사 갔다고 하시네? 세상에, 그렇게 중요한 걸 나한테 말도 안 해?”
“요즘 너무 바빠서... 일이 좀 정리되면 새집으로 널 불러서 같이 밥 먹으려고 했지.”
“흥, 한 번 봐줄게. 그래도 양심은 있네.”
금세 기분이 풀린 듯한 강보라가 말했다.
“그럼 지금 가도 돼? 주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